매거진 저런생각

받아들이자.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by sajagogumi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한다. 이 것이 핵심이다. 이것은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나의 나머지 생을 위한 고민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였기 때문이다. 지금껏 원하지 않는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했기에, 앞으로 몇 년의 삶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진정으로 즐거움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직업을 계속 찾고 있었다. 하지만, 몇 년간 고민해왔으나, 딱히 강렬하게 이것이다! 라고 느껴지는 일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 얘기대로라면, 그동안 나의 생각은 헛된 꿈일 뿐이다. 강렬한 끌림은 없다. 대부분의 work는 고통이다. 다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올곧이 그 단어 그대로. 그리고, 그 과정을 행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하게 생을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하기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임으로서, 그리고 그것을 묵묵히 실행함으로서, 나는 내가 그렇게도 원하던 목표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강렬한 감정을 느꼈다. 몇년간 이루지 못했던 영어회화 스킬도, 몇년간 이루지 못했던 몸 만들기도, 몇년간 이루지 못했던 나의 독자적인 사업을 만드는 것도, 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 자체를 올곧이 받아들이고 행함으로서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작년 정도에 함익병 의사가 쓴 책을 읽다가 펑펑 운적이 있다. 나는 여드름이 매우 심한 시기를 거쳤고, 인생의 절반정도를 살아온 지금도 약을 먹지 않으면 염증이 생긴다. 흉터 또한 심하게 남아있다. 하지만,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으러 가면, 염증이 멈춰야 치료가 가능하다는 얘기를 했었다. 나는 막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의 여드름은 적어도 마흔 중반에는 멈출 때니까.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치료를 해보자. 하지만, 나의 경우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염증이 생겼다. 그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나의 염증은 피부의 당뇨와 같은 것이라고. 원래 그렇게 타고 태어 났으니,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관리를 하라고 했다. 이 냉정한 얘기가 왜 그렇게 위로로 받아들여졌는지는 모르겠다. 막연한 기대치를 냉정하게 잘라내는 그 말은, 역설적이게도 나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 더이상 희망고문 하지 말거라. 그냥, 너는 그런 피부를 타고 났을 뿐이다. 천형이 아니다. 받아들이고, 대응 하면 된다.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받아들일 마음이 되어 있지 않으면, 여전히 나는 헛된 기대를 갖는다. 나의 미래는 언젠가는 밝아질 테니까. 물론 그런식의 이끌림의 법칙으로 나는 많은 것을 얻었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피부치료처럼, 이런 것은 아무리 기다려도 예전의 매끈한 피부가 돌아오지는 않았다.


나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원하는 몇가지 목표들이 있다. 왜 이루어지지 않을까. 그 전의 깨달음들처럼, 아웃풋을 안해서, 디데이를 설정하지 않아서, 반복하지 않아서, 결심의 의지가 강하지 않아서, 등등 이런것들 때문이였을까. 아니다. 이들은 모두 How to 에 관련된 방법들이다. 나는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 결여되어 있었다. 바로 고통을 받아들이는 것. 하기 싫은 일을 묵묵히 수행해 내야 한다는 사실 말이다.


추가적인 깨달음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의지력에는 한도가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다 써버리고 나면 끝이라는 점. 아무리 강한 결심의 감정도 며칠의 유효기간 밖에 없다. 습관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어느순간 금방 잊혀져 버린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매일 아침, 의지 에너지가 새로 세팅된다는 점이다. 매일 새로 채워진 의지력을 사용하면 하기 싫은 일들을 수행 할 수 있다.


그래서, 저녁에 퇴근 후에 무엇을 실행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 보다. 아침에 일으키기 싫은 몸을 일으키고, 씻고, 옷을 입고 출근을 하는데 많은 의지력을 소모해 버리기 때문일 것이다. 느낌상 거의 절반의 의지력은 소모하는 것 같다. 그래도, 6시 전에 일어나는 행동이 1년이 넘으니, 의지 에너지를 아주 조금은 덜 사용하게 된 것 같기는 하다.


2025년, 나는 하기 싫어서 미루어 두었던 일들을 잔뜩 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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