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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Sep 28. 2016

세 번째 잔 - 사랑에도 돈이 드나요?

Even though we ain't got money !

 New district는 그랬다. 돈이 없더라도 나는 너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고. (I'm so in love with you.)그들은 그러하였다.


 그런데 과연 '너'도 그렇게 생각해줄까. 모르지 뭐. 사과 하나만 잘못 먹어도 죽고 왕자의 키스에 다시 살 수 있는, 미스테리한 죽음과 부활을 담은 동화속에 사는 공주정도가 된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내 생각엔 with를 지우고 그냥 I love you로 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렇다. new district는 그러하였지만 아마 현실은 이럴 것이다.


 단순히 사랑을 감정 놀이라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눈빛만 스쳐도, 손목 한 번만 잡아도 바로 결혼을 해야하는, 얼굴도 보지 않고 시집, 장가를 드는 그런 시대는 지나도 한참 지난 것이다. 이제 우린 돈이 드는 사랑을 한다. 사랑엔 커피도, 밥도, 영화도, 여행도 있고 그 곳엔 반드시 money가 있다.


 결국 우린 돈으로 사랑을 사기도 하고 사랑으로 돈을 벌기도 하는 지독히도 현실같은 현실에 산다. 얼마전에 아직 밥벌이를 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소개팅도, 연애도 할 수 없다는 지인의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좀 슬펐던 것은 '데이트를 하면 돈이 들잖아.' 라는 말보다는 '상대는 돈을 벌고 나는 돈을 벌지 않으면 내가 주눅들잖아.' 라는 말을 하더라. 결국 사랑 앞에서 상대와 본인을 견주어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했다. 멀리가지 않아도 나조차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우린 아마 이런 주눅을 돈으로 회복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돈이 문제가 아닌 게 된다. 문제는 견주어본다는 것이 돼버리는데, 끊임없이 상대와 나의 상황을 비교, 분석하고 가장 간편한 수치인 돈으로 그 모든 요인들을 환산하는 것이 우리의 사랑을 막는다. '돈이 있잖아.' '넌 돈을 벌잖아.' 한 마디면 모든 것이 이해가 되는 우리의 연애. 가진 게 없으면 불같은 사랑을 안고 뛰어들 수도 없는, 그저 여지를 주지 않으면 물빠진 설렘의 아쉬움만을 남기고 돌아서버리는 20, 30대의 사랑.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지만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건지는 종종 궁금해진다.


 괴리가 큰 사랑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청춘이, 돈이 들지 않는 사랑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돈이 드는 사랑도 견주어지지 않을 수 있음을 조금 더 실감하는 순간이 오기를 바라며 결국 사랑에도 돈이 든다는 당연해진 결론을 내려본다.


 eventhough we ain't got money, I'm so in love with you honey!


 New district는 동화 속 주인공이었다.


 (이미지의 열쇠가 차키가 아니길 바라지 않으며 바란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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