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우리 모두 세상 앞에 선 ‘단독자’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안, 그래서 외면하는 삶의 고독과 비참함은 모두가 언젠가 겪어야 하는 감정들이다. 누구도 그 감정의 골에 연결되어있지 않고 그런 감정을 느낄 땐 오롯이 나 혼자 견뎌야 한다. 타인도 살면서 이런 감정을 분명 느낄 때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동질감만이 약간의 위안이 될 뿐, 그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의 그 순간을 함께 완벽히 동참해 줄 수 있는 타인은 없다.
타인의 위로와 이해, 공감은 어쩌면 조금 부족하기에 사랑스러울지도 모른다. 완벽히 날 이해했다고 느껴지는 상대에겐 오히려 거리를 두게 되기도 하니까.
우리는 완벽하게 이해받기를 바란다기 보다 타인 또한 나와 같은 상황이나 감정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바라는 걸지도 모른다. 그것이 가끔은 더 위로가 된다.
사람들은 점점 더 본인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잘 모른다. 그냥 왠지 모르게 슬프고 짜증이 나고 답답할 뿐 그게 외로워서인지, 고독해서인지, 미래가 불안하고 두려워서인지, 그도 아니면 그냥 몸으로 태어나서 몸이기에 필연적으로 느끼는 서늘함인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아 하고 내비치고 싶지 않아 한다. 급기야 외면한다. 아마 그런 감정을 느낀 자신을 타인이 어떻게 볼지에 대해 더한 두려움이 앞서 서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린 그런 감정 따윈 인생에서 없는 척, 있어도 적당한 척, 적당하지 않아도 하루빨리 극복해 낼 수 있는 척, 한다.
아마, ‘주류’에 속하기 위해서,
라고 하면 될까.
그런 것이 마치 ‘비주류’인 것 같고 내가 ‘도태’되는 것만 같고 내가 ‘대중적’이지 않은 것 같고 그냥 뭐 내가 ‘평범’한 ‘정상’ 인이 아닌 것 같아서.라고 하면 될까.
하지만 우린 느낀다. 세상 앞에 선 단독자로 우린 기쁨과 슬픔 이면에 어둡고 음울하고 비참하고 남루한 외로움도 느낀다. 아니 어쩌면 고독이라는 발판 위에 희로애락을 쌓아가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인간의 기본 감정은 고독이다. 물론 고독마저 정말로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디나 예외는 있으니까.
하지만 난 인간들이 싸우고 범죄를 저지르고 생을 마감하는 그런 결과들의 원인은 고독이 다수를 차지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좀 더 존중받고 관심받고 편안해지고 싶다. 그게 되지 못해서,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잘 몰라 두렵고 고독하다.
몸으로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느껴야 하는 그런 감정들. 세상은 우리의 감정에 관심 따윈 없지만 그래서 우린 타인이 더 필요하고 소중한 걸지도 모르겠다. 이걸 알아주는 존재는 다른 ‘몸’뿐이라서.
세상은 절대로 좋은 곳이 아니다. 매섭고 날카롭고 잔인하리만치 생명에게 무심하다. 그 안에서 우리는 부대껴 산다. 각자의 욕망을 갖고. 매번 찾아오는 다양한 감정을 느끼며.
이곳에서 나와 타인을 따스히 녹여주며 살아갈지, 아님 세상이 내게 보여주는 방식 그대로 잔인하고 매섭게 살아갈지 각자 선택에 달렸다.
너희도 다 느끼잖아. 고독하고 외롭고 사랑받고 싶잖아. 누군가 너희에게 따뜻하게 말 걸어주고 사소한 행동이라도 너희를 믿어주길 바라잖아. 그런 걸 경험해보지 못해서 어색하더라도 내심 그런 존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너희도 살아갈 힘을 얻을 것 같잖아.
그러니 제발 날을 세우고 남을 비난하고 헐뜯지 마. 그 어떤 타인도 필요 없는 양, 혐오하는 스스로에게 심취해 남들보다 강한 척도 할 필요 없어. 남에게 상처를 내는 게 좋아지는 것만큼 추한 건 없어. 너희가 단독자인 것처럼 우리도 각자 단독자이니.
서로 조금 따뜻하게 안부를 묻고 아주 조금 안온하게 웃음을 건네는 것만이 우리를 그럭저럭 살게 할 거야.
스스로에게 너무 심취하지 말고 세상으로 나와서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을 봐. 모두가 다 연약해. 모두가 다 고독해. 모두가 다 불안해. 언젠가 모두가 다 늙고 병들어. 속도만 다를 뿐이야.
그리고 세상은 모두에게 다 무심해. 그럼에도 모두 살아. 그냥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 보려고 해. 그러니 제발, 서로 조금만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어. 너 자신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