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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Feb 24. 2017

56번 째 잔 -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서평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히라이 쇼슈 -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서평



 평소 자기계발서 책은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사는 데에는 방식이 없기 때문이다.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고 인생은 시험지가 아닌데 자기계발서는 보통 인생에 어떤 지침이나 나침반을 제공해주려고 하기 때문에 사실 좀 부담스러운 면도 있다. 이 책도 역시 그렇다. 챕터가 나눠져서 각 챕터마다 작가가 전하고 싶은 주제가 명확히 있다. 작가가 승려인지라 불교의 ‘무소유’정신이 모든 챕터 안에 큰 맥락으로 깔려있는 것 같았다. 집착하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놔두고 자연스럽게 느끼고 강박을 느끼지 않는 삶. 작가가 바라보는 삶의 모습엔 억지가 없었다.

   

 사실 자기계발서는 모두 비슷한 얼굴을 하고 있다. 이렇게 살아야한다는 지시가 있다는 것. 이 글의 작가도 강박 없이 사는 삶을 추구했다하더라도 이 책엔 온갖 ~살아라와 같은 주제가 난무한다. 심지어 초기에 인기를 끌었던 자기계발서와는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하는 신선함의 시각까지 강박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무언가 나를 지도하려하는 것에 아직도 반항적인 심리가 있는 건지 무언가를 권고하려하는 책은 그다지 흥미롭지 않다.

   


 그럼에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세상에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부터 생겨났다는 사실입니다. -본문中->

매 순간 우린 보이는 것들에 관심을 두고 살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감각의 이끌림. 태초에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 이치에 눈을 뜬 것처럼 인간은 어떤 순간을 살든 보이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현상을 보는 것과 현상의 이면에 있는 것을 보는 눈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본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만 머물 것이냐. 그것에 미혹되더라도 그것을 만들어 낸 보이지 않는 것도 알아보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냐. 본질로 돌아가서 열매를 만든 뿌리를 찾아낼 줄 알아야 그와 똑같은 열매를 맺을 수가 있다. 책에서 나온 예시처럼 가족이라는 눈에 보이는 구성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에 가치를 두어야한다. 우린 조금더 쉽고 빠르게 살아가기 위해 화려하고 그럴싸해 보이는 것을 일단은 잡게되지만 진정 그것을 잡으려면 그 안에 있는 것을 파악해낼 줄 알아야한다.

   

 



 난 자꾸 그것을 찾으려 한다. 추상적이고 현학적이어도 좋다. 보이지 않아서 불안하고 답이 없어도 좋다. 어차피 인생은 보이지 않는다. 내일 일은 알 수 없고 이미 지나간 과거마저 또 시간이 지나면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재편성돼 기억될지도 모른다. 정말 알 수 없는 건 인생인 것이지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무서운 건 아니다.

 

 그냥 각자의 인생을 존중해보자. 자신이 그 길을 가며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그것에 마음을 쏟아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무엇보다 올바른 자세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어떤 패션과 화장술보다도 사람의 시선을 강하게 끄는 것은 ‘자세’입니다. -본문中-> 이런 말처럼 '겉'을 강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 또한 ‘안’의 일이라는 것을 알아가려한다. 책을 읽고 난 후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더 늘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야 할지를 찾아보는 것.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내가 선택해서 가져가야 할 것의 가치를 진지하게 판단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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