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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자 Mar 20. 2017

한 곡 - Lost stars

영화 <Begin again>의 수록 곡 Adam Levine의 노래


Adam Levine - Lost stars

[ but are we all lost stars
Trying to light up the dark
who are we
just a speck of dust
within the galaxy ]

 특별할 줄 알았던 것들이 그저 내 의미부여로 만들어진 이야기일 뿐이었다는 걸 알게되는 순간이 있다. 내겐 청춘의 시기가 그렇다. 사실 나이와 세대를 나누는 것이 의미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숫자와 세월은 상대적이어서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관점은 확연히 달라질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청춘을 나이에 두지 않는다. 누구든 모르는 것 앞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 앞에서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시기를 청춘이라고 하고 싶다. 그리고 그 청춘의 시기에는 품었던 환상이 깨지는 시간도 함께 있다. 어쩌면 환상을 품었던 내가 섣불렀다는 판단까지 선다. 그 환상은 그저 내 의미부여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청춘은 말한다.
 영화 <Begin again>의 수록곡이다. Lost stars. 길잃은 별들. 영화의 내용도 이 노래의 가사와 얼추 비슷한 느낌인 것도 같다. 사랑을 하고 꿈을 좇는 청춘들의 이야기이다. 영화 내용은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간다. 음악이라는 같은 꿈을 가졌던 연인이었지만 점점 유명해지는 남자친구와 상대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여자친구. 둘의 상황이 달라지고 둘은 이별을 한다. 같은 꿈, 같은 사랑이라는 타이틀로 서로를 묶어왔던 연인도 달라진 상황 앞에서 그 의미를 거둔다. 결국 의미를 거둔 후에야 이 모든 것들이 의미 부여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슬픔도 자책도 모두 다 필요 없는 감정 낭비가 돼버리고, 그 후에 남는 건 나 자신 뿐이다.

 영화속 그들의 청춘도 내 청춘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시간들이었고 우린 그렇게 꿈도 사랑도 내게 맞는 모양으로 채운다. 원래부터 쫓던 것들은 원래부터 없던 것처럼. 마치 길 잃은 별들이 길을 잃지 않은 것처럼 태연하고 단단하게 빛 없이도 어둠을 밝힌다. 밝히려 한다. 은하수의 먼지처럼.
 그럼에도 우린 여전히 많은 의미부여를 하고 산다. 사실 의미부여가 없다면 삶은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내가 선택한 꿈도 그 것이어서 멋진 것이고, 내가 택한 사람도 그 사람이어서 내가 사랑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언제나 열정적으로, 늘 뜨겁게 무언가를 그릴 순 없겠지만 아주 조금의 의미는 찾으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미련하게 품었던 의미가 우리의 꿈과 사랑을 더 뜨겁게 해줄 수도 있으니까.
 시작하는 모든 것들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우린 시작할 뿐이고 그냥 감싸 안을 뿐이다. 설령 그것이 우릴 할퀴고 상처낸다 해도, 오히려 반대로 다른 의미부여를 거둬보면? 그 상처도 그저 내 의미 부여일 뿐이라고. 난 어떤 상처도 입지 않았고, 입었어도 아프지 않으며, 아파도 참을 수 있다고. 이런 것들이 무서워 망설이는 건 모두 내 의미 부여일 뿐이라고. 내 청춘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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