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자 Mar 31. 2017

열세 곡 - 청춘연가

청춘

넬- 청춘연가

[그땐 잘 몰랐고

그래서 무모했고

또 그래서 더 아름다웠던 것 같아

부서질 정도로 하는 게 사랑이고

굳이 그걸 겁내진 않았던 것 같아]


 청춘을 노래한다. 넬이 생각한 청춘은 뭐였을까. [시간은 날 어른이 되게 했지만, 강해지게 하지는 않은 것 같아/ 시간은 날 어른이 되게 했지만, 그만큼 더 바보로 만든 것 같아] 가사가 맴돌았다.
 시간은 모든 것의 치유제라고 생각을 했는데 왜 우린 더 바보가 되는 것인지. 세월이 가면 조금 더 용기 있어질 줄 알았던 우리가 오히려 관심을 거둘 줄이야.
 처음엔 뭘 모르고 만졌다. 뜨거웠고 그 후론 피했다. 그리고 이젠 무심해졌다. 피하다보니 관심의 영역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이젠 사랑이 아닌 그냥 만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사랑이 아닌 게 아니라 그냥 사랑의 모양이 바뀐 것이었다. 청춘의 사랑은 [상처를 주고받고] 하는 것이었지만 청춘이 지난 후의 사랑은 일상의 한 부분정도로 자연스럽게 바뀐 것뿐이다.
 일상은 우리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되는 것들로 꾸며야한다. 사랑도 일상이 됐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노래를 듣듯 아주 익숙하고 어색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편안하고 친근하고 믿음이 가는 사람이 사랑이 된다. 그 사람 때문에 아프고 그 사람이 없으면 힘든 하루가 아니라 그 사람 덕분에 힘이 나고 그 사람 덕분에 좋은 기분을 가지게 되는 것으로 사랑의 얼굴이 바뀐다.  
 가끔은 그립다. 청춘의 용기가, 청춘의 상처가, 청춘의 사랑이. 우린 모두 그 세상에서 살다가 이 세상으로 와, 먼 곳을 동경하는 사람처럼 일상을 살아가겠지. 그렇게 바보처럼, 편안하고 익숙한 것에 멜로디를 더해, 노래를 듣듯 사랑을 하겠지.
 그렇게 무모하지 않은 일상처럼. 노래로 남은 청춘처럼.

작가의 이전글 열두 곡 - bye bye my blue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