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가을, 난청 판정, 그리고 그 이후의 기도
어제는 베르겐 시내에 있는 St. Paul 성당을 찾았다. 쌍둥이의 세례식과 관련해 담당 신부님과 면담이 있어 오랜만에 성당을 방문했다. 미사를 드리는 동안 마음이 벅차올랐다.
사실 그 주 금요일, 베르겐 병원에서 H가 오른쪽 귀에 난청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검사 결과에 충격을 받았고, 그 후로 마음이 무겁고 복잡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신부님을 만나기 전, 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고, 우리는 약속보다 일찍 성당에 도착해 11시 대미사에 참석했다.
미사 중, 나는 H의 청력이 회복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또한, 부모로서 남편과 내가 아이의 청력을 잘 관리하고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힘과 용기를 달라고 간구했다. 무엇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믿음을 잃지 않기를 기도했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을 때, ‘왜 이런 일이 우리 아이에게 생긴 걸까?’라는 생각에 크게 괴로웠다. 유전적인 요인도 없고, 감염을 앓은 적도 없는데,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혹시 임신 중에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서일까, 아니면 예정일보다 3주 일찍 태어난 탓일까. 여러 가지 가능성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자책하기도 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원인을 찾아 헤매며 무너지는 대신, H가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시력이 좋지 않으면 안경을 쓰듯, 우리 아기도 청력이 조금 부족할 뿐이고, 보청기가 그걸 도와주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미사가 끝난 후, 촛불을 켜고 다시 한번 주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신부님께도 상황을 설명드리고 H를 위한 특별 축복을 부탁드렸다. 신부님은 흔쾌히 응해주셨고, 세례식 때 따로 축복의 시간을 마련해 주시겠다고 하셨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에 마음이 놓였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시니, 두려울 것이 없다는 믿음이 내게 큰 힘을 주었다.
“주님, 남편과 제가 부모로서 지혜와 사랑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하시고, 우리의 아이들이 주님의 은총 속에서 건강하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인도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