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ui Minkyeng Kim
Dec 14. 2022
오후 내내 창가에 앉아서 비가 오다 말다 하는 하늘을 봤다
지나면 별 것 아닌 생각들도 한가운데 있음 참 어렵게만 느껴진다
공기가 맑고 차가워 문득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밤이 떠올랐다. 노란 가로등 위로 하얀 눈송이가 반짝이며 부서지던 순간이.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도착한 12월 31일 밤이었다
바래고 헤진 듯한 기억들은 순간순간 선명하게 피어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잠시나마 미소 짓게 한다
다음 생엔 고양이로 태어나 그저 관조하는 삶을 살고 싶다.
아무 걱정도 고민도 별 감정도 없는 철저한 3인칭 관찰자 시점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