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쿠사(浅草)의 라멘집 이토우(自家製麺 伊藤 浅草店)

마노스의 음식들이 만족스러웠지만 배불리 먹을 정도는 아니었죠. 추가 주문을 해서 좀 더 먹을 수 있었지만 근처의 라멘집과 소바집을 갈 기회가 이번 밖에 없을 것 같아서 참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남은 것은 라멘을 먹을 것인지 소바를 먹을 것인지 고르는 것인데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정도의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론이 '가까운 라멘집에 갔다가 더 먹을 수 있으면 소바집으로 가자'였습니다. 든든한 사람들이에요. 

그리하여 십여분을 걸어서 도착한 자그마한 라멘집 이토우

워낙 작은 가게라 절반을 주방으로 쓰고 있는데도 공간이 넓지 않아 보입니다.

식사를 하면서 지켜보니 면과 수프를 다른 곳에서 만들어 배달 해오는 듯합니다. 

가게 안에서는 면을 삶고 수프를 덥혀내기만 하면 되니 작은 공간으로도 유지가 가능하겠죠.

다른 가게들 처럼 식권을 뽑고 직원분께 전달하면 잠시 후에 라면이 나옵니다.

면이 도쿄 안에서도 찾아 보기 힘들 만큼 좋은 집이라고 해서 기대가 컸는데, 맑고 깔끔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수프도 만만찮더군요. 거기에 탱탱하면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면이 어우러지는 정말 맛있는 라멘입니다. 일본에 예닐곱 번 다니는 동안 틈틈이 챙겨 먹었던 라멘들 가운데에서도  손꼽을 만하더라고요.

곁들이로 주문해본 물만두. 개인적으로 두툼한 만두피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만두를 먹고서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배가 부를것 같아 차슈는 따로 주문하지 않았는데 만두까지 맛 보고서는 바로 자판기로 가서 티켓을 뽑았습니다. 평양면옥에서 본 듯한 삼겹살로 만든 차슈가 나오는데 냉면집 제육보다는 부드럽게 삶아졌습니다. 

 그럭저럭 괜찮겠지 싶었던 집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서는 모두가 살짝 업된 분위기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즈마바시 야부 소바로 향했습니다. 

도쿄에 가게 되면 구경할 겸 쇼핑도 할 겸 소키치에 가게 될 것 같은데 그때마다 이집 생각 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