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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른비 Oct 06. 2015

아사쿠사(浅草)의 러시아 요리점 마노스(マノス)

  일행들을 만나러 갓파바시 도구 시장에서 아사쿠사까지 가는 길에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아서 슬슬 구경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센소지가 보이더군요. 세명의 일행이 와야 하는데 그중 한 명이 먼저 도착한 관계로 나머지 일행들을 기다리는 동안 나니와야(https://brunch.co.kr/@rumaru/4) 로 향했습니다. 같이 간 친구도 역시 대만족. 오랜 시간을 보낸듯한 인테리어와 과묵하고 시니컬한 분위기의 마스터가 내려주는 맛있는 커피가 있으니 더 없이 좋은 집입니다.  커피를 마시던 중 도착했다는 나머지 일행들의 연락을 받고, 미리 위치를 봐 뒀던 마노스로 향했습니다.

 

  아사쿠사 쪽에 러시아 요리점들이 몇 군데 있는데 마노스는 그중 원조격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마노스에서 배워서 근처에 가게를 차린집들이 있다고 하는데 작년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었던 보나페스타도 그중 한 곳이라고 합니다. 배워 나간 사람들이 근처에 거의 같은 음식으로 레스토랑을 오픈하는데 보고만 있었(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다는 게 좀 신기해 보이네요. 

  평일 점심시간을 좀 넘겨서 도착했더니 가게 안은 한산하더군요. 공항에서 직행한 관광객들이라 큼직한 트렁크를 갖고 있으니 한가한 쪽이 덜 미안하고 좋았습니다.


실내는 이런  분위기입니다.

사진 안 보이는 쪽 테이블에 멋지게 꾸미고 오신 어르신들 두 분이 식사를 하고 계셨고요. 

다양하게 먹어 보고 싶어서 런치 세트를 인원수대로 주문하고 선택 메뉴는 좀 다양하게 골라 봤습니다.

버터 인심 후합니다.

요샌 이렇게 한 번이라도 더 손이 가는 게 눈에 들어오네요. 


배가 좀 고팠지만 빵 한쪽은 나중을 위해 남겨뒀습니다. 보나페스타에서 식사를 했을 때 느꼈던 건데

빵 찍어 먹을만한 소스가 꽤 많았었거든요.

부드럽게 익혀진 오징어와 상큼한 드레싱의 샐러드로 시작합니다. 별것 아닌 샐러드인데 일본 채소들 참 맛있었어요. 여기까지는 각자 동일.

전채요리는 네 가지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는데 때마침 네 사람이라 각자 한 가지씩 골랐습니다.

어차피 다 같이 나눠 먹었으니 각자라고 할 수도 없겠네요. 

위로부터 오늘의 냉수프와 파이를 덮은 크림수프, 새우 감자 말이 튀김, 게살 고로케 입니다. 네 가지 중에 어느 하나를 뺀다고 해도 아쉬울 만큼 맛있었는데 그래도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크림 수프로! 

메인 메뉴는 비프 스트로가노프와 양배추 롤을 각각 두개씩 주문했습니다.

스트로가노프야 어차피 집에서 해먹을 일도 없지만 양배추 롤은 쌀쌀할 때  한 번씩 해먹는 음식인데 이런 곳에서  한 번씩 먹어보면 정말 기운 빠질 정도로 맛있습니다. 샐러드를 먹을 때도 느꼈던 것이지만 기본 재료의 차이가 분명히 있는 듯합니다.

디저트는 러시안 티.

러시안 티의 특징은 이 딸기잼을 넣어서 마시는 건데 얼마나 넣으면 좋을지 점원분께 여쭤보니 취향에 따라 다른데 한 그릇을 다 넣어 마시기도 한답니다. 조금씩 마셔가며 잼을 더하다 보니 어느새 한 그릇을 다 넣었는데 이게 은근 잘 어울리네요. 특별한 레시피가 있는 건 아닌 듯 하니 좀 진한 맛을 내는 홍차가 있다면 만들어 마셔봐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살찌는 것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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