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폰기힐스 라틀리에 조엘 로부숑과 아자부주방의 포앙타쥐, 나니와야
야키도리 집 창천에서 불같은 저녁식사를 마친 후 다음날 아침에는 조금 여유롭게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일차 목적지는 롯폰기 힐스. 숙소가 롯폰기인 덕분에 걸어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죠.
도라에몽 행사가 있는지 수많은 도라에몽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멈춰 서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거 나중에 용산역 쪽에도 전시했다는 얘기가 있네요.
도라에몽 구경도 좋지만 본 목적인 조엘 로부숑의 빵이 급하므로 움직입니다.
오픈 시간이 좀 남아서 주변을 서성이다가 들어간 조엘 로부숑에서 사 온 빵들입니다.
우아하게 식사를 하면 좋겠지만 꾹 참고 몇 가지의 빵만 사들고 나왔습니다. 주변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맛을 보는데 크림빵이나 크라상도 좋았지만 옥수수가 얹힌 크로크 무슈가 참 좋았습니다. 옥수수의 종류가 다른지 한알 한알 맛이 진하네요. 국내에서도 SSG 마켓의 해피콘이라는 맛있는 옥수수가 있다던데 그런 비슷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만 확인'X')
배도 채웠겠다. 슬슬 걸어서 아자부주반 산책에 나섰습니다.
예전에 가봤던 식당들이 잘 있는지도 찾아보고 새로 생긴 집들도 들여다보고 하다 보니 꽤 깊숙이 들어간 곳에서 이름만 들었던 포앙타쥐를 발견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왼쪽 가게입니다. 안팎으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는데 넓지 않은 가게임에도 빵의 종류는 꽤 많더군요.
그중 두 가지를 사들고 나왔습니다. 아래 사진의 빵은 모양도 맛도 참 훌륭했어요.
그리고 다시 걸어 나오는 길에 발견한 타이야키 전문점 나니와야.
몇 번이나 지나쳤지만 늘어선 줄이나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 등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한 번도 맛보지 못한 곳이었는데
드디어 먹어 봤습니다. 게다가 줄도 서지 않고 너무나 평온하게...
네. 이제 먹어 봤으니 됐습니다.
(남의) 동네 한바퀴를 슬슬 걷고 나니 점심시간이 됐습니다. 일행 중 한분은 다른 일이 있는 관계로 잠시 이탈하시고, 나머지 세 사람이 니시아자부에서 돈카츠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는 부타 쿠미로 향했습니다.
구글맵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부타구미.
달 모양의 창은 원래 창이 있던 곳을 막으면서 장식으로 만든 티가 많이 나지만 안쪽에서 보면 은근 분위기가 괜찮았습니다.
점심시간에는 붐빈다는 얘기에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했더니 널찍한 2층 마루 자리로 안내해 줍니다.
일부러 이런 느낌으로 만들었다기보다는 정말 오래된 느낌의 실내.
밥집에 앉았으니 생맥주 한잔 곁들여야죠. 맥주가 힘든 사람은 진저엘로.
맛으로 따지면 피버트리가 좋았지만 윌킨슨도 나쁘지 않던데 국내에 출시 안 해주나요...
좀 생소한 채소인데 동과라는 채소의 조림입니다.
저도 먹어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박이랑 비슷한 모양에 맛은 좀 더 시원한 느낌의 무 같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차려진 한상.
이집의 특징은 각지의 좋은 돼지고기를 구해다가 돈카츠로 만들어 내는 것인데,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차이가 커서 웬만한 소고기보다 비싼 돼지고기도 보였습니다.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등심 세 가지와 안심 세 가지를 주문했는데 단 하나의 품종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세가지중 가장 비쌌던 등심(로스) 돈카츠.
단면에 고기가 볼록 솟아 있고 육즙이 줄줄 흐르고 있는 게 보이시나요?
돈카츠라는 음식이 결국 튀김에서 맛이 갈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깨 줬던 곳이 페럼타워 지하 안즈였죠. 안 간지 좀 돼서 요샌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사간동 긴자 바이린에 가도 아주 괜찮은 돈카츠를 맛볼 수 있습니다. 여긴 카츠 샌드도 훌륭하고요. 튀김 실력이 돈카츠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맞지만 재료의 질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다가 말이 길어졌네요. 아무튼 이집 돈카츠 아름답습니다. 입안에서 풍성하게 퍼지는 맛을 잊을 수가 없네요. 흰밥과의 조화나 양배추하고의 조화도 훌륭했습니다.
안심(히레) 돈카츠
다른 품종의 등심(로스) 돈카츠
세 가지중 월등히 뛰어난 한 가지가 있어서 나머지 두 가지가 조금 가려지기는 했지만, 기름기가 많은 부위를 계속 먹다 보면 질리기 마련이죠. 다른 것들과 적당히 섞어 먹으니 한결 먹기 편했습니다. 이렇게 얘기하니 두 가지가 좀 떨어져 보이는데 이 돈카츠들도 어디 가서 쉽게 먹어보기 힘든 퀄리티의 훌륭한 돈카츠들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간다면 맨 위의 것보다는 다른 것들을 먹어보고 싶을 정도니까요.
밥을 먹고 나오니 흐렸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군요.
발걸음을 서둘러 잠시 떨어졌던 일행을 만나기 위해 스이텐구마에로 향합니다. 그곳은 궁금했던 디저트 카페 옥시타니알이 있는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