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자부주방에서 롯폰기역으로 이동해 지하철을 타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동네는 그래도 몇 번쯤 시간을 들여 돌아다닌 곳이라 조금은 익숙하다 생각했었는데 구글 지도가 처음 보는 길로 안내를 해주네요.
롯폰기 힐즈의 뒤편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한적한 길을 따라 굴다리를 지나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인데 번쩍번쩍 빛나는 메인 광장에 비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진입로가 보입니다. 문득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 건물도 지어진지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규모가 큰 건물의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은 여기나 저기나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하지만 저 동네는 쓰레기 하나 길에 안보이더라고요.
롯폰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닌교초역으로 이동하면 슬슬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스이텐구마에역이 있습니다.
역 사거리에서 바로 찾아낼 수 있는 디저트 카페 옥시타니알 (Occitanial)
눈에 확 띄는 외관이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영업에 생일 케이크 예약을 받고 있고, 홀케이크 예약도 받고 있다네요.
옥시타니알의 생일 케이크라니... 호사스럽네요.
알퐁스 무하 풍(?)의 그림이 그려진 간판.
이 간판은 그대로 캔으로 제작되어 수제 캬라멜 케이스로 쓰입니다.
쇼케이스 안의 케이크들.
줄을 서거나 하는 일은 없지만 손님이 꾸준히 있어서 품절되는 케이크의 자리는 금세 다른 케이크들로 채워집니다. 알록달록 곱기도 하지요.
피스톨 드 카라미라는 빵인데 이건 뭔지 모르겠네요.
코코넛 크림과 패션푸르츠 잼이 들어간 여름의 카라미라고 합니다. (도데체 카라미가 뭔지!)
접시 옆의 장식은 초콜릿 등으로 만든 먹을 수 있는 바닷가 풍경.
윗 사진의 소라게를 보면서 '손재주가 좋네'라고 생각했는데 매장 구경을 하다 보니 이런 것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하나 들고 오고 싶었지만 귀국길에 부서져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 되어 버릴까 봐 참았습니다.
매장을 한바퀴 돌고 가장 큰 목적이었던 캬라멜을 쓸어 담고난 후 여유롭게 디저트 타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케이크도 빠트릴 수 없죠. 먼저 초콜릿 오렌지 케이크.
'나라(ナラ)'
라벤더 풍미의 카시스 크림과 레몬이 들어간 케이크입니다.
젤리와 크런치들도 빠트릴 수 없죠.
옥시타니알은 지인이 여행 중에 선물로 사 온 말도 안 되게 맛있는 캬라멜로 알게 된 집인데 케이크나 쿠키류도 그에 못지않게 훌륭했습니다. 도쿄에 다시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집이에요.
느긋하게 디저트를 즐긴 후에 다시 닌교쵸역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동 중에 발견한 닌교초 이마한(人形町今半)의 로드샵(?)
전에 아는 형님께서 닌교초에서 발견하시고서는 매일 같이 들러서 멘치 카츠를 드셨다던 집인데 발견을 했으니 그냥 지나갈 수는 없지요.
원래의 이마한은 스키야키 전문점입니다. 그것도 흑모 와규 같은 고급 소고기를 취급하는 곳이라 가격대도 어마어마한 곳이죠. 그런 곳에서 로드샵을 열고 고로케와 멘치 카츠, 튀김, 가라아게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나 애니 같은 곳에서는 이런데서 고로케나 멘치를 사다가 저녁 반찬으로 먹고는 하죠.
여행자에게 그럴 일은 없으니 바로 개봉합니다. 살짝 식었는데도 멘치 카츠 훌륭하네요.
맛있는걸 좋아하는 형님께서 줄기차게 가셨다는 게 이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