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날이 다가오고야 말았습니다.
일찌감치 일어나서 숙소를 정리하고 나와 롯폰기역 코인 로커에 짐을 맡긴 후에 미드타운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일단 들어가기 전에 보이는 스타벅스에 자리 잡았습니다. 일찌감치 나와 있는 사람들 많네요.
시즌 음료인 복숭아.... 를 사들고 바깥 자리에 앉았습니다.
바깥이긴 하지만 아트리움 공간이라 어차피 실내이긴 하네요.
두 번째 가본 곳이지만 참 근사한 공간이죠.
앉아서 잠시 망중한을 즐긴 뒤에 미드타운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널찍하고 근사하게 자리 잡은 토라야 카페도 궁금한 곳인데 다음을 기약합니다.
토라야 맞은편 주방기구들을 모아 놓고 판매하는 곳에서는 마음에 드는 물건이 많아서 한참을 고민했지만 이미 짐이 많아진 관계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섰습니다.
미드타운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
오른쪽 통로를 통해 나가봤는데 햇살이 따갑게 꽂히길래 바로 실내로 피신했습니다. 좀 선선할 때에는 바깥 공원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지하 식품 매장에서 발견한 피라미드 수박.
투탕카멘 그림과 이집트어(인듯한) 글씨가 쓰여있는데 북해도산. 옆에 낙타가 깨알 같죠?
모양 때문인지 맛도 다른지 모르겠지만 꽤 비쌌습니다.
시간도 별로 없고 해서 스윽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는데 디저트로 유명한 토시 요로이즈카(Toshi Yoroizuka)가 보이길래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슈를 워낙 좋아해서 골라 본 슈 페이쟌느(CHOUX PAYSANNE)
보기에는 예쁘지만 먹기에는 좀 불편한 견과류들이 듬뿍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기 상품 답게 맛은 훌륭했습니다.
토시 요로이즈카를 끝으로 미드타운 구경을 끝내고 마지막(!) 점심을 먹기 위해 히로오(広尾)로 이동했습니다. 이번에 처음 가 본 곳인데 아기자기한 샵들도 많고 돌아다니다가 커피숍에서 시간 좀 보내고, 때 되면 맛있는 식당 가서 밥을 먹으면 좋을 것 같은 동네였습니다... 만 그런 도쿄에 그런 동네가 워낙 많아서...
동네 산책을 잠시 하다가 도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아쿠아 파짜(ACQUA PAZZA)
1층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왼편으로 젤라테리아 아쿠아파짜가 먼저 보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레스토랑이 보입니다.
깔끔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실내. 한쪽 벽면이 유리로 되어 있고, 밖은 선큰 가든이 자리 잡고 있어서 해가 밝게 비춥니다. 덕분에 지하의 갑갑함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공항으로 가기 전에 간식을 한번 더 먹을 예정이라 파스타 코스로 주문했습니다.
먼저 제철 채소 바냐카우다가 나오고 모둠 전채, 파스타, 모둠 후식으로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먼저 제철 채소 바냐 카우다.
올리브 오일에 안쵸비와 마늘 등을 넣고 푹 끓인 소스에 채소들을 찍어 먹는 음식이죠.
전에도 얘기한 듯한데 채소 자체의 맛이 진해서 별것 아닌 것 같은 요리도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뒤를 이어 모둠 전채.
예전 압구정 몰토(현 청담동 미토)에 가면 이런 식으로 모둠 전채를 담아 줬었죠.
여러 가지 메뉴가 나오지만 어느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음식이 없었습니다.
메뉴의 이름은 일일이 기억나지 않지만 꽤 훌륭한 파스타들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프렌치와 이탈리안 모두 좋은 경험을 하고 왔네요.
모둠 디저트.
주문할 때 메뉴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아서 디저트를 이렇게 충실하게 내줄지 몰랐습니다.
디저트 마니아는 마냥 행복합니다.
웬만한 커피숍에서 마시는 커피보다 훌륭했던 에스프레소로 마무리. 잔도 참 고와요...
음식도 좋았고, 서버들의 서비스도 차분하면서도 편안한 곳이었습니다. 다음에 도쿄에 가게 되면 메인까지 제대로 된 식사를 해보고 싶네요.
이렇게 훌륭한 식사를 했지만 돌아오기 전에 간밤에 먹었던 나카모토 컵라면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택시를 타고 시부야로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