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北海道) 스스키노(すすきの)의 징기스칸
스시야노사이토에서 식사를 마친 후 커피를 한잔 하고 싶어 져서 가까운 커피집을 찾았습니다.
커피 클레멘토.
그냥 평범한 카페인데 쇼핑몰 안에 있어서 인포에 물어보고 나서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에 가게 되면 식당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상하게 홋카이도 여행에서는
이런저런 고생을 했습니다. 나중에 좀 생각해 봤는데 대부분의 다른 도시에서는
로드샵으로 나와있는 곳들을 다녔었는데 삿포로의 식당이나 카페들은 빌딩의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신경 써서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일수였던 거죠. 다시 클레멘토의 얘기를 해보자면 커피잔 뒤로 보이는
마스터께서 점심에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꽤 있어서 바쁜 와중에도 웃으며 농담도 해주고 하는 바람에
스시야노사이토에서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커피는 그냥 그랬...
커피를 마시고 나와 호텔에 체크인을 하는데 업그레이드를 해준다고 하네요. 방에 들어가서 커튼을 걷으니
창밖 풍경이 기가 막힙니다. 하루 숙박 후 도야 호수에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원래의 트윈룸에
묵고 나니 첫날의 업그레이드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체크인하러 가는 길에 잠깐 편의점에 들렀을 뿐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이렇게나 사들였네요.
일본의 편의점은 위험한 곳이에요...
숙소에서 한숨 돌리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홋카이도에 초행이니 일단 유명한 집들부터 가보자 싶은 마음에 찾은 징기스칸 다루마 본점.
오픈 시간 15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앞으로 10여 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습니다.
다행히 첫 타임에 입장해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다찌 자리만 있는 가게인데 열서너 명 정도 앉으니
만석이었어요. 무엇을 시킬까 고민하는 와중에 현지인들이 히레와 로스를 시키는 걸 보고 이거다 싶었죠.
생맥주도 빠질 수 없으니 한잔 시켜 들고 고기를 굽기 시작했습니다.
불판의 가운데 큼직하게 올려주는 기름 부위는 시간이 지나서 작아지면 계속 갈아주는데 고기 네 접시를 먹는 동안 꽤 많이 바꾼 것 같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기도 좋지만 함께 구워주는 양파와 대파가 이 기름에 구워지는데
이게 또 훌륭합니다. 정신없이 두 접시를 먹어 치우고 추가 고기는 그냥 징기스칸으로 했습니다.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밥까지. 양념을 듬뿍 찍은 고기와 함께 먹는 잘 지은 밥은 정말 정신없이 먹게
되더라고요. 본토의 징기스칸을 먹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아주 만족스럽게 충족했습니다.
일정 중에 다른 집에서 한번 더 먹어보고 싶었지만 일행께서 힘들어하셔서 결국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만 그래도 참 기억에 남네요.
밥을 먹고 나오는데 아직도 이만큼의 줄을 서 있고 돌아다니다가 나중에 왔는데도 이 정도의 줄이
이어지고 있더라고요. 오픈 시간 전에 가는 게 좋을 듯합니다.
다루마 본점 (だるま 本店) https://goo.gl/maps/Aya366vMSxS2
스스키노는 낮과 밤이 완전 달라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