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함께하기로 한 일행들이 도착하기 전 하루를 혼자 보낼 숙소는 아사쿠사로 정했습니다.
도쿄에 갈 때 하네다 공항으로 들어가는 건 시간도 덜 걸린다는 장점이 있죠. 작년에 갔을 때의 숙소는 시나가와였는데 두 번 다 딱히 생각하지 않고 정했음에도 하네다 공항에서 전철 한번에 갈 수 있었습니다.
이것저것 사들고 돌아갈 욕심에 큼직한 트렁크를 들고 간 여행인지라 아사쿠사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에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점심밥을 먹기 위해 센소지를 지나갔는데 공사 중이던 건물들이 전부 제 모습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기가 막힌 날씨지만 그 덕분에 찌르는 듯한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죠. 센소지 근처를 슬슬 돌아다니다 보니 중국인 관광객들이 엄청납니다. 아마도 메르스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지나 일본으로 넘어간 관광객들이겠죠. 과연 일본 사람들의 친절함과 비슷한 물가를 경험한 중국 사람들이 메르스가 끝났다고 다시 우리나라로 넘어올지 모르겠네요...
더운 날씨 탓에 센소지 구경은 살짝 만하고, 점심을 먹으러 가려했던 그릴 사쿠라로 향했습니다.
이집이 주택가 골목에 있어서 찾기 쉽지 않은 집인데 10년여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리 헤매지 않고 찾을 수 있었습니다. (라는건 역시 구글맵의 힘이었죠.)
점심시간이 좀 지난 평일 낮이라 그런지 한산하더라고요. 바에 자리 잡고 앉아 맥주부터 한병 주문했습니다.
처음 왔을 적에는 (http://rumaru2.egloos.com/1707591) 브레이크 타임이어서 가츠샌드와 게살 크림 고로케를 테이크 아웃했었죠.
땀을 흘리고 난 후여서인지 왠지 기름진 게 먹고 싶어서(?) 모둠 프라이를 주문했습니다.
쿠시가츠에 생선, 새우, 고로케 등등이 푸짐하게 나옵니다. 마늘밥인가 하는 메뉴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튀김을 먹느라 바빠서 포기해야 했습니다.
위에 적었던 블로그를 링크에도 적혀있지만 이집은 제게는 좀 기억에 남는 집입니다. 처음 도쿄에 여행을 갔을 때 쉬는 시간임에도 문을 열어주시고 친절하게 포장을 해갈 수 있게 해줬던 곳이죠. 위의 사진은 그때 사장님 내외의 사진을 찍었던 사진입니다. 이번 여행에는 찾아가서 이 사진을 보여드리자라고 마음을 먹었고 실제로 찾아가서 사모님께 보여드렸는데, 사진 속의 사장님은 몇 년 전에 돌아가시고 지금은 따님이 주방을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두 분이 함께 찍은 사진이 남아있는 게 없는데 신기하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십니다. 인화를 해갔으면 좋았을 텐데 정신없이 간 여행인지라 깜박하고 말았습니다. 할 수 없이 따님의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드리고 나오는데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묵직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는 두 번째 목적지인 소키치로 향했습니다.
갓파바시보다 편하게 칵테일 관련 용품을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받은 곳이죠. 아사쿠사 선착장 근처에 있는 조그만 가게였는데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한 시간여의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구경하고 왔습니다. 그 결과...
이렇게 한 세트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