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 당신에게.

우리가 했던 어떤 선택은 오로지 나의 삶 그 자체였다.

by rumi


아무도 그리 살라 한 적 없다.


화사한 얼굴로

고운 옷을 입고

봄에는 꽃, 여름에는 여행을

가을에는 낙엽에 젖어들던 감성, 겨울에는 눈내리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청춘을 잊으라 한 적 없다.


계절이 지나는지

친한 그이는 뭘하고 지내는지 잊고

부엌 한 켠에 서서 벌서듯이 밥을 먹으라 한 적도,

보풀이 일어나서 볼품없는 잠옷만 입고 지내라 한 적도,

있는 화장품도 제대로 찍어바르지 못해 퀭한 얼굴로 있으라 한 적도.


그 누구도 아무도 그리 살라 한 적 없다.


그래서

제 몸 제대로 챙기지 못해

몸도 마음도 피곤해지라고,

아이에게 해 먹이고 입히느라

제 몸 가꾸고 단장하지 못하라고

엄마는 그래야한다고

어느 누가 일러준 적 없다.


그저 살다보니

꽃 한송이 피우고나니

인형같이 꼬물대는 작은 아이를 사랑해주다보니

그리 됐을 뿐.

부러 그런 것이 아니지 않느냐.

한때 화사했던 여인이지 않았느냐.

누군가 함께 아이를 낳고 같이 살자고 깊게 사랑했을만큼.


아이의 어미로 살려면

그리 살아야 한다고 등 떠민 이 없다.


없으나,

그건 선택이었다.

고민할 것 없이 아이가 우선이었던

엄마의 선택이었다.


나의 어머니도 한때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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