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mierumie Oct 26. 2024

AI 어시스턴트, 고객 상담을 부탁해

가을이 되면 메일함에 할인 소식이 가득 찬다—부츠, 코트, 그리고 크리스마스 파티 의상까지!

예쁜 것들이 많아서 마구 질렀지만, 실패하는 상품도 많다. 이번에도 부츠를 샀다가 결국 반품하기로 했다. 웹사이트에서 몇 번의 클릭만 하면 반품과 환불이 해결되는 세상이지만, 이번에는 회사에 직접 연락해야 하는 부분이 있었다.


고객 센터에 전화하는 일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고객 센터에 연결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듣는 배경 음악도 별로고, 기다리는 시간도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었으니까. 그래서 챗봇을 선택했다-친구들하고 카톡 하듯이 몇 번의 대화가 오갔을 뿐인데, 반품 문제가 해결되었다. 그때 문득, 내가 대화한 상대가 사람인지, 챗봇인지 궁금해졌다. 예전에 고객 서비스 팀을 도운 경험이 있어서 그 뒤에 얼마나 복잡한 작업이 숨겨져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 서비스 대화 스크립트 설계는 복잡하다?

챗봇이나 고객 상담원의 대화를 설계하는 건 꽤 복잡하다. 고객 서비스 팀과 함께 trouble shooting 트리를 시각화하고, 문제 해결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고객 서비스 팀원이 설명해 준 대화의 내용과 흐름을 듣고 한 단계씩 박스를 만들어서 연결하는 작업이었다. 맨 처음 고객과 연결되었을 때, 회원 정보를 파악하는 일부터, 세세한 문제 파악까지 대화를 통해 이끌어가는 대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고객이 원하는 바가 명확할 때도 있고, 한참 동안 대화를 해서 고객의 의도를 이해해야 하는 어려운 케이스도 있었다. 모든 고객의 문제 상황을 생각해 보고, 대화의 방향을 트리 형식으로 연결해 보았다. 그리고 각 단계에 적절한 스크립트를 작성하다가 작업물을 보니까, 마치 얼기설기 엉킨 잡초 뿌리처럼 정신없이 연결되어 있었다.


고객 서비스 대화의 흐름은 연극 대본처럼 스크립트를 읽어나가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 상담원은 정해진 흐름을 따라야 하면서도, 고객의 대답과 반응에 맞춰 즉각적으로 방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고려하고 솔루션을 제시해야 하는 일이다.


그 당시, 운 좋게도 고객 상담 서비스 경험이 많은 동료들과 함께 논리 트리와 대화 흐름을 작성해서 작업이 수월한 편이었다. 그러나 모든 고객 상황을 고려하고, 대화의 흐름을 문서화하는 건 꽤 고된 작업이었다. 그때 AI 어시스턴트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AI 어시스턴트와 스크립트 작성하기

이번에도 가장 처음 찾은 녀석은 ChatGPT였다. 사람처럼 말하고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능력은 나의 no.1 어시스턴트, 호비(Hobi)를 통해 여러 번 검증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회사의 유형(예: 보험사나 의료서비스)과 상황을 정의하면, ChatGPT가 다양한 대화 예시를 즉각적으로 생성해 줬다. 심지어 예상치 못한 오류 상황을 처리하는 방법도 제안해 주었다. ChatGPT 어시스턴트를 사용하자, 스크립트를 작성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챗봇과 상담원의 대화 톤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었다.


대화의 흐름도 설계할 수 있을까?

과거에 팀과 함께 FigJam으로 논리 트리를 그렸는데, 대화가 복잡해질수록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고객의 의도에 따라 대화 방향이 여기저기 흩어지기 때문이다. 대화의 흐름을 설계할 때는 Google Dialogflow 같은 툴을 함께 사용하면 더 편리하다. ChatGPT로 작성한 스크립트를 각 단계에 입력하고, Dialogflow 툴에서 대화의 흐름을 연결하면 챗봇 대화가 완성된다.

Google Dialogflow CX - Flow 생성 설명 페이지


AI와 사람의 협업

물론 아무리 잘 설계된 챗봇이라도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다. 챗봇의 논리 흐름이 막힐 때, 결국 인간 상담원이 개입해야 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때까지 AI 어시스턴트가 최대한 고객의 요청에 관련된 정보를 끌어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AI로 생성한 대화 스크립트를 실험하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ChatGPT 같은 AI 어시스턴트가 고객 서비스처럼 주어진 상황에 맞는 대화를 넘어서, 언젠가는 영화나 드라마 대본 작가의 보조 역할을 하는 날이 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