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umierumie May 21. 2020

2시간 57분의 자유시간

Lockdown 이후의 새로운 런던의 직장 생활

11주 전, 영국 총리가 코로나 19 바이러스와 관련한 긴급 발표를 하던 시간은 월요일 오후 4시 50분쯤이었다.


회사가 방송국이다 보니, 곳곳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긴급속보가 보도되는 일은 그렇게 놀랄만한 풍경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날은 달랐다.


보통 오후 5시 언저리에 퇴근하는 사람들이, 그날만큼은 모두 일시 정지한 것 같았다. 약 10분쯤 5층짜리 Broadcast centre 건물은 조용했다.


속보의 헤드라인 발표가 끝나자,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른 것처럼 우리는 움직였다. 우리는 짐을 쌌다.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것을 주섬주섬 배낭에 넣고,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See you.. tomorrow?”







어색한 인사를 나누던 그날 이후, 11주가 흘렀다.

지금 나의 출퇴근 시간은 3분.



일 년 넘도록 왕복 3시간 출퇴근 시간을 지하철에서 보내던 나에게, 새로운 일상은 2시간 57분의 자유를 줬다.



언제까지 허락될지 모르는 자유의 2시간 57분 동안 달라진 일상의 조각을 이 곳에 기록하기로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따로 또 같이하는 점심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