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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erumie Apr 08. 2021

NFT 세계에도 자릿세가 있을까?

어딘가에 자리를 펴고 장사를 하려면, 누군가에게 자릿세를 냈던 것 같다.


10년 전쯤, 런던 코믹 이벤트에 부스를 신청한 적이 있었다. 파리에서 살면서 틈틈이 그린 일러스트를 팔고 싶은데, 파리 코믹 이벤트에 참가하자니 언어가 부족해서 흥정이나 홍보를 못 할 것 같았다. 마침 런던에 놀러 갈 일이 생겨서 대신 런던에서 그림을 팔아보자는 생각이었다. 일러스트가 팔리면 그 돈으로 뭐할까 김칫국을 마시면서 신청을 하는데, 판매 부스 대여료를 내는 부분에서 잠시 망설였다. 행사 부스에서 사용하는 의자 수에 따라 추가 요금을 따로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운드의 가치가 2천 원을 왔다 갔다 하던 시절, 용돈을 벌려고 자릿세를 내고 참가하는 이벤트에 의자까지 빌리면 남는 게 없을 것 같아서 의자는 생략했다. 이벤트 당일, 다른 부스에서 쓰고 남은 상자를 주워다가 깔고 앉아서 일러스트를 팔았다.


일러스트를 몇 장 팔았지만, 부스 대여비 낸 정도만큼 겨우 본전을 찾았다. 재미있는 경험이었지만, 누군가에게 무언가 팔려면 자릿세도 내야 하고, 자칫하면 자릿세 낸 만큼의 본전도 못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었다.  


그럼 혹시 NFT 시장에서 디지털 아트를 거래할 때도 자릿세 같은 것이 있을까?


황금알 낳는 거위도 뭘 먹어야 알을 낳을 텐데, NFT를 둘러싼 시장도 뭔가 자기들에게 수익을 낼 구조를 만들어뒀을 것 같았다. 예술가들에게 그저 작품만 가져오면 무료로 홍보해주고, 팔아주고, 거래하게 도와줄까 싶어서 알아봤다.


결론은? 

자릿세도, 추가 비용도 모두 있더라.




자릿세는 가스요금(?)으로 내자

몇 차례 검색해보니까, 자릿세는 어떤 마켓플레이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필요할 수도, 안 필요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원래 NFT 거래에는 이더라는 가상화폐가 필요하고, 이더를 거래하는 이더리움을 네트워크를 사용하면 수수료가 발생한다. 수수료는 gas fee, 가스요금이라고 부른다. 마켓 플레이스마다 정책이 다르지만, 작품 판매를 신청할 때 판매 금액 (또는 경매 시작 금액)의 일부 %를 책정해서 가스 요금을 계산한다.


NFT가 갑자기 유명해지면서 아티스트들이 빠르게 마켓플레이스에 작품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최근에 문제가 발생했다.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가치가 너무 높아지면서 많은 이더린이들이 처음 작품을 올리는데 적어도 $100 정도의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예술가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려던 시장이 입장료가 너무 비싸서 예술 작품이 시장으로 들어오는 장벽이 높아지는 꼴이 됐다.


자릿세를 아끼겠다고 박스를 깔고 앉았던 기억이 왜 되살아나는 거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켓플레이스마다 조금씩 정책을 바꾸거나, 처음 NFT 거래를 하는 초보자를 대상으로 지원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좋은 소식은, 최근에 오픈씨가 초보 이더린이들을 위해서 가스요금을 내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한다.


관련기사: https://cryptoslate.com/ethereum-nft-marketplace-opensea-is-introducing-gas-free-transactions/ 


이더린이 초보자들이 가스요금을 감당하지 않게 Immutable X 프로토콜을 확장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한다는 것 같다. (사실 읽어도 잘 모르겠다ㅜ) 지난주까지는 NFT 관련 클럽하우스 방에 들어가면 무시무시한 가스요금에 대해서 얘기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오픈 씨가 내놓은 해결 방법이 다른 마켓플레이스에서도 적용될지 궁금하다.




그럼 가스요금 안 내도 되는 걸까?

잘 모르겠다. 라리블 (Rarible)이나, 다른 오픈 마켓플레이스에서는 아직 가스요금 관련해서 발표한 게 없다. NFT 클럽하우스 방에 들어가 보면, 가스요금은 항상 논의하는 주제 중에 하나다. 너무 비싼 가스요금과 거래에서 발생하는 추가 요금들이 처음 민팅을 하는 아티스트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반면에, 어느 정도 비용을 부담하면서라도 거래에 자신이 있고, 작품 판매에 의지가 있는 아티스트들이 마켓플레이스에 진입하도록 자체 필터링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마켓플레이스 사용 비용도 잊지 말자

가스요금 외에도 NFT 거래를 할 때 발생하는 수수료가 있다. 바로 마켓플레이스에서 자신의 작품이 팔렸을 때 내는 판매 수수료다. 오픈씨의 경우, 거래할 때 2.5%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블로그에 소개되어 있다.


출처: 오픈씨 블로그

How do fees work? Do I still get to benefit from secondary sales of my items?

Yes! We let you decide whatever fee you want to charge on your items — meaning that every time an item is sold, you (the developer of the project) will receive a percentage cut of the sale.

Fees can either be levied on the seller or the buyer. To understand the difference, consider a user selling an item for 1 ETH. With a 2% seller fee, the buyer would pay 1 ETH for the item and .02 ETH would go to the developer (you), meaning the seller would receive .98 ETH. With a 2% buyer fee, the buyer would pay 1.02 ETH for the item, .02 ETH would go to the developer (you), and 1 ETH would go to you.

OpenSea provides it's marketplace infrastructure for free—it's entirely free to get started setting up a marketplace and using our platform. As compensation for this service, 2.5% of each sale will go to OpenSea.


오픈씨만큼 유명한 라리블도 어떻게 수수료를 내는지 안내하는 블로그 글을 찾을 수 있었다. 마켓플레이스마다 정책은 다르지만 판매자가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가 있는 것 같다. 판매자도 미리 수수료를 지불할 정도의 이더는 가지고 있어야 경매 참여나 일반 판매 등의 거래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나 보다. 


가스요금과 마켓플레이스 수수료에 대해 알고 나니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생각했던 NFT 세계의 현실적인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시장을 만들고, 자리를 내어주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마켓플레이스에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는 것은 옳지만, 과열된 관심 때문에 정작 예술가들이 입장할 수 없는 시장이 되어버리면 너무 슬플 것 같다.





갑자기 텅 빈 지갑이 신경 쓰인다. 이더린이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호기롭게 만들었던 메타마스크 지갑. 이더 한 푼 없이 지갑만 덜렁 있는데, 혹시라도 가스요금을 낼 일이 생기면 어떻게 지불해야 할지 걱정이다.


이더, 어디서 어떻게 구해야 내 지갑을 채울 수 있을까?



참고자료 

- OpenSea blog: Frequently Asked Questions 

**MUST-READ** Complete GUIDE for people NEW TO NFT, ETH or Rar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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