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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erumie Apr 10. 2021

NFT 새내기는 벚꽃 엔딩을 맞이할까?

이더린이가 되겠다고 결심한 후로 NFT 세계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하나씩 브런치에 포스팅해봤다. 

출퇴근 시간을 쪼개서 브런치에 글로 중간중간 과정을 기록하다 보니, 어느새 창밖에 풍경이 아름다운 벚꽃이 잔뜩 피는 봄으로 변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세계, 이 글을 읽는 이더린이들도 같은 느낌일까?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것만으로도 신이 났던 초반부터, 복잡하고 생소한 블록체인 기술과 결제방식 때문에 어리바리하게 굴었던 중반을 지나, 민팅과 홍보까지 해봤다. 가상화폐와 디지털 아트에 대해 하나도 모른 채 NFT 세계에 뛰어들었던 이더린이는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NFT는 예술가들에게 황금알을 낳아 줬을까? 

사람들이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매일 NFT 마켓플레이스와 관련 포스팅을 보면서 놀랐다. 자신의 작품에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고, 정당한 거래와 인지도를 얻기 위한 방법을 그만큼 기다려왔기 때문에 NFT 시장이 빠른 시간 내에 급성장한 것 같다. 


디지털 형태가 아닌 예술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들까지 자신의 작품을 디지털 형식으로 재구성해서 NFT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니까, 확실히 황금알과 거위가 존재하나 보다.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해 온 예술가들에게 ‘르네상스’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점점 상승 중이다. 


*Dezeen의 "creative and artistic renaissance"라는 표현이 멋있어서 써 봤다.  

https://www.dezeen.com/2021/04/09/nfts-impact-design-architecture-fashion/


그런데 황금알이 골고루 시장에 분배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NFT 시장에는 거위를 노리는 하이에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황금알을 노리는 하이에나

마켓플레이스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작품들을 보다 보면, 도대체 이 작품이 왜 이렇게 비싼 가격에 비딩 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작품들이 있다. 예술인가 아닌가? 특히, 진짜로 작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이것저것 섞어서 짬뽕으로 만든 디지털 파일을 판매하는 사람도 있었다.


NFT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유명 유튜버가 단순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밈(meme)을 섞어서 짬뽕으로 만든 이미지가 하루 만에 거래되는 것을 봤다. 아무런 고민 없이, 유명한 밈과 컬렉션 카드에서 이미지를 복붙 해서 만든 이미지 한 장이 백 달러 넘는 가격에 팔린 것이다. 과연 그 유튜버가 만든 디지털 자산이 다른 작품에 비해서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더 많은 콜렉터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 정당한지 묻게 된다.  


자신만의 예술 세계관을 구축하고, 작품을 만들고, 홍보하는 예술가들의 노력에 비해 유튜버가 시범용으로 보여준 그 몇 분간의 이미지 작업은 무게가 가벼워도 너무 가벼웠다. 예술가들을 위한 르네상스가, 황금알에 눈이 먼 하이에나들의 피해자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다행히도, NFT 컬렉터들도 점차 자신만의 구매 기준을 세워가고 있는 것 같다. 

초반에는 정말 아무나 구매 성공했다고 자랑을 했었는데, 날이 갈수록 판매에 성공하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작품관을 뚜렷이 보여주는 사람들이었다. 컬렉터들의 안목이나 가치를 부여하는 기준이 더 견고해져서  NFT 시장의 하이에나들을 몰아내 줬으면 좋겠다.    




이더린이, 잿밥은 먹었을까? 

염불 대신 잿밥을 탐내던 이더린이의 민팅한 작품엔 좀 소식이 있는지? 묻는다면... 아쉽지만 아직까지 거래에 성공한 적이 없다ㅜ 


홍보용 소셜 네트워크 계정을 통해서 친구 하자고 하는 사람은 많은 편인데 민팅한 작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적다. 디지털 형식으로 작업하는 법을 배우면서 드문드문 작품을 만드는 중이라서 속도도 느리고, 원하는 만큼 표현해내지 못해서 아직 사랑받을만한 작품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실망하기는 이르다! 날고뛰는 예술가들이 계속 입장하는 NFT 시장에서, 디지털 아트 초짜가 번갯불에 콩 구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디지털 드로잉이랑 애니메이션 작업을 계속하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기술을 갈고닦다 보면 작품다운 작품들이 탄생하는 날이 올 거다. 그리고 컬렉터들의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곧 나오지 않을까? 긍정적인 마음으로 계속 그리고 만들면서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배우는 시간을 꾸준히 가질 계획이다. 




NFT세계는 메타버스 (Metaverse)로 이어진다

아직 NFT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만,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백지장으로 시작해서 내 작품을 민팅하기까지, 유튜브와 구글의 힘만 빌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10분짜리 튜토리얼 영상을 보면서 셋업과 민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실제로 이더린이 혼자 하나씩 배워가며 진행하는 시간은 훨씬 더디다. 조바심 내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NFT 세계에 빠져보고 싶은 사람을 위해서 내 경험을 브런치 북으로 엮어보았다. 


모두들 어디에선가부터 시작했다는 것을 기억하자.  

누군가에게는 너무 쉬운데, 나에게는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면,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서 꼭 여정을 완성했으면 좋겠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디지털 형식의 가상현실로 확장시키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는 현실과 가상현실이 이어진 메타버스 (Metaverse)  속에서 존재감을 굳혀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작은 조금 답답하더라도, 더 넓은 미지의 영역으로 가보자. 

스케치북과 연필로 그림을 그리다가, 디지털 드로잉으로 그림을 옮기면서 나의 표현 영역이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 같았다. 그림 그리는 행위가 현실에서 가상의 공간까지 연결되는 게 신기했다. 그림 외에 노래나, VR 콘텐츠나, 가상현실 속에서 생성되는 커뮤니티에 융합되는 것까지, NFT는 메타버스로 이어지는 길을 안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메타버스 세계에 전시하는 날을 꿈 꾸며

NFT 작품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 대한 실험적인 접근을 볼 수 있었다. https://www.cryptovoxels.com/ 3D 가상공간에 사람들이 들어와서 전시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작년 회사 연말 파티에서 팀마다 성과 발표할 때 본 적 있는 인터페이스인데, 예술 작품 감상을 위한 전시공간이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AI가 창작하는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트위터에서 부캐로 활동하다가 알게 된 @AIA_NFT가 소개해 준 전시장의 모습을 스크린샷으로 찍어봤다.  


예술이 어떻게 생각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지 또 한 번 감탄하는 순간이다. 지금은 전시장을 걸어 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고, 링크를 타고 마켓플레이스로 이동하는 정도의 인터렉션이 가능하다. 하지만 메타버스 개념이 대중에게 익숙해진다면 지금 우리가 보는 3D 전시 공간보다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탄생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 같다. 


꾸준히 예술과 친해지고, 내 이야기를 표현하고, NFT를 비롯한 새로운 기술들과 친해지다 보면 언젠가 내 작품들을 메타버스 속에서 자신 있게 전시하는 날도 오겠지?  




따듯한 봄날, NFT 세계에서 벚꽃 엔딩을 맞이하는 이더린이들을 만나길 꿈꿔본다. 

메타버스에서 만나는 날까지, 잠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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