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하던 일을 마물러서 끝낸다.
처음 준비해보는 오프라인 미술 전시 <NFT 빌라>, 총 세 번의 마감일을 모두 지켰다.
마감은 좋든 싫든 몸의 모든 세포들을 긴장시켜서 정해진 시간까지 달리는 원동력 같은 신기한 존재다. 주로 마감일이 다가올 때, 압박감과 긴장감과 싸워가며 일을 했다. <NFT 빌라> 전시를 준비하기 전까지, 마감은 별로 달갑지 않은 단어였다. 그런데 미술 전시를 준비하면서 마감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은 것 같다.
<NFT 빌라> 전시 기획에는 무슨 비법이 있길래 마감이 두렵지 않았던 걸까?
망설일 시간이 없다
4월의 마지막 주말, 한국 NFT 커뮤니티 클럽하우스 방에 들어갔다가 덜컥! 전시에 발을 담그고 말았다.
기획자들과 운영진들이 시작한 회의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갔을 뿐인데, 당장 1주일 안에 작품 접수를 마감한다는 말을 들었다. 기획과 계획이 동시에 일어나는 다이나믹한 공간에서 '마감'이라는 단어를 듣고 내 손과 발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마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기간 안에 해내려고 버둥거리는 게 머릿속에 프로그래밍된 것 같기도 하다ㅜ
칭찬은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도 춤추게 한다
정해진 시간 안에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그런데 마감을 누군가와 함께 할 때는 서로를 응원하면서 같이 달리게 하는, 신기한 힘이 있나 보다.
마감 날짜가 다가올수록, 운영진과 기획자들이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자꾸 보내주었다. 마감일보다 훨씬 일찍 작품 접수를 마친 작가들도 으쌰 으쌰 하자는 말을 카톡방에 남겼다. 깔끔하게 정리된 가이드와, 이미 출품한 작가들의 도움을 받으니까 금세 속도가 붙었다. 칭찬과 응원이 가득한 카톡이 한참 계속되더니, 출품작들이 구글 드라이브에 채워졌다.
마감 후의 커피는 꿀맛이다
<NFT 빌라> 기획자 홍학순 작가님께 영상을 제출하고, 마감 후의 상쾌함을 즐기기 위해 맛있는 커피를 내렸다. 특별한 날 마시려고 아껴뒀던 커피빈을 갈아서 한잔 쭈~욱 마시니까, 서운하다. 잉?
커피 향이 코끝에 돌다가 사라지듯이, 전시회 마감일들이 없어져버려서 시원섭섭한 거다. 같이 응원해주고 마감일까지 달렸던 작가님들과도 전시회 이후에는 각자 갈 길을 가시겠거니 생각하니 외로운 것 같기도 하다.
꿀맛 같은 커피와 서운함을 마시면서, 여태껏 민팅했던 작품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작품의 해상도나 파일의 크기, 그리고 영상으로 만들었을 때의 길이 등을 점검하게 됐다. 당장 마켓플레이스에 보이는 것만 생각했지, 콜렉터가 작품을 구매하고 감상할 때 디테일한 부분이 고려되었다면 더 좋아했지 싶다.
전시에 필요한 일들을 모두 마감했으니까, 앞으로 새로운 NFT 작품 작업할 때 더 꼼꼼하게 스펙을 정하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지.
그래서 <NFT 빌라> 전시회 마감의 비법은 뭐지?
음... 그러니까 마감의 기적은 분명히 맞는데, 왜 때문에 기적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다.
NFT 아티스트들끼리 응원하고 이끌어줘서 가능했다는 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랄까? 마감일이 가까울수록 흥도 나고, 쫄깃한 긴장감과 더불어서 드립도 넘쳤던 것 같다.
전시 기획자들과 참여 작가들이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마감이 두렵지 않았던 것 같다. <NFT 빌라> 전시회의 이벤트로 5월 19일부터 진행되는 '아티스트 토크'에서 물어봐야겠다.
이번 전시회, 참여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
그나저나 <NFT 빌라> 전시회는 어디서 만날 수 있는 거지?
기획과 계획이 매일 진화하는 전시회다 보니까, 정보가 계속 늘어난다. 관심과 인기가 많은 전시회가 될 예정인지, 전시 공간도 이태원과 인사동 2 군데로 확장하는 것 같다. 더 정확한 소식을 가지고, 다음 브런치 글에서 <NFT 빌라> 전시회를 제대로 소개할 계획이다!
쉿! 지금까지 확정된 <NFT 빌라> 전시회 정보
일시: 2021-5.16-5.29 13:00-19:00 (월요일 휴관)
장소 1: 이태원, 빌라 해밀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55가길 15 2층)
장소 2: 인사동, KOTE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