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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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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집사 May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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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3 맑고 화창

일러스트 : 런치 by 최집사



 아침에 날씨를 확인하니 이번주 내내 맑을 예정이란다. 반려인이 출근하자마자 벼르고 있던 이불을 빨래를 했다. 베란다 난간에 기대 이불을 털어 세탁기에 넣고, 어제 만들어 놓은 버섯잡곡밥 블록을 꺼내 계란죽을 만들었다. 빵을 줄이기 위해 요즘은 블록밥을 만들어 해동해 먹고 있다. 사과 반 개, 오이, 당근샐러드도 함께 챙겨 먹었다.



 베이킹 소다를 넣어 행주를 삶고, 치약을 묻혀 주전자도 닦고, 설거지도 하고, 청소기도 돌렸다. 새벽에 발광을 하던 냥이들은 한참 쫑알대다가 밥을 두 그릇이나 먹어 치우고 잠이 들었다. 노란 액체처럼 흘러내릴 거 같은 모습이 귀여워 사진도 몇 장 찍어 두었다. 주방은 썰렁하고 베란다는 덥고… 따뜻한 커피를 마셔야 하나 싶었지만 핫도 아이스도 아닌 맹맹한 커피를 마셨다. 두유를 데우기도, 얼음을 꺼내기도 귀찮아 그냥 마시고 있는데 어쩔 땐 애매한 게 딱 좋다.



점심으로 유부초밥을 만들어 먹고 한숨 자다 일어났다. 냉장고에 있던 마지막 김장 김치를 꺼내 씻어 놓고, 간식으로 장날에 산 참외와 시댁에서 받아온 수박을 꺼내 먹었다. 김치는 쌈을 해 먹거나, 전을 만들거나, 다른 채소들과 자작하게 지져 먹으면 좋을 거 같다. 절대 버리는 일 없이 끝까지 다 먹어치울 것이다.



오전에 끝내지 못한 그림 작업을 마무리하고 새로 만들 파우치 패턴을 떴다. 간편하게 목에 걸 수 있는 파우치가 필요한데, 폰과 카드 정도 넣을 수 있는 아이로 하나 만들고 싶다.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막상 내게 딱 맞는 것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간단하게나마 내 스타일로 만들어 쓰는 게 편하고 좋다. 내가 하는 그림 작업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유형의 작품이 아니다 보니, 바느질로 갈증이 해소하기도 한다. 거창하고 예쁜 쓰레기 말고, 곁에 두고 쓰임을 다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고 싶다.



https://www.instagram.com/reel/C68L2wMrRXW/?igsh=MWZrZGFxNGxya3Y0Z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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