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작은 하루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집사 Jun 17. 2024

D + 22

20240617 흐리지만 선선

일러스트 : 티타임 by 최집사



월요일이지만 휴일이다. 내가 정한 나의 주말. 청소기를 돌려놓고 음쓰를 버리고 가볍게 산책을 한 뒤, 집 앞 카페에 들러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샀다. 어제부터 벼르고 있던 오트라떼… : )



어제는 반려인이 친구들을 만나러 간 사이 이것저것 집안일을 했다. 국도 끓이고 반찬도 만들고 행주도 삶고… 냥이들이 엎어놓은 화분들도 치웠다. 설거지도 하고 이불도 말리고 관성처럼 돌돌이도 돌렸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내가 살아낸 하루만큼 매일 새로운 일이 생겨난다. 힘들지만 주어진 시간에 불평하지 않아야지 다짐했다. 도 닦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해치웠다.



돈 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건 많을 것을 생각하게 한다. 시간적 자산을 체감하게 하고, 갖고 싶고 먹고 싶은 것에 진심으로 대하게 된다. 물도 귀하고, 전기도 귀하고, 하수구 구멍에 흘러가는 쌀알 한 톨도 귀해진다. 미디어가 부축이는 거 말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을 알게 되고, 없어서 못 누리는 것을 통해 소중한 것에 더 집중하게 된다. 거대한 자본 세상에서 다소 소외되는 마음도 들지만, 그러기에 더더욱 자연과 동물, 약자와 소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다.



 냥이들 간식을 사고 엄마와 통화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그림 작업을 했다. 주말이라 공표?는 했지만 그림을 그리는 건 언제라도 틈나는 대로 그리고 싶다. 가난하게 그려야지, 비싼 물감 들이지 않고 화려한 기교 부리지 않고, 어렵고 무겁게 표현하지 말아야지. 내 인생에 이런 만만하고 뻔한 틈들이 많이졌으면 좋겠다.



 라디오 뉴스에서 종부세 폐지와 상속세를 낮추는 법안이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대출 내어 집을 산 친구가 집은 은행 것이고, 세금은 지가 낸다고 한탄한 일이 떠올랐다. 국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그들이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한 사람들이거나, 향유 소유할 재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힘 있는 사람들에게 법이 핵보다 안전하고 고상한 무기가 되어주는 거 같다. 뒤이어 동해 바다 석유 시추 이야기도 나왔다. 이미 2년 전부터 세금은 적자이고, 시행 자금의 90프로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했다. 4대 강 사업에 들어간 자금이 순수하게 공사비로만 쓰였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결국 이번 정권도 누군가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명분이 필요한 것일까… 속상한 마음에 탄핵을 검색하고 좋아요 몇 개를 눌렀다. (검색을 해도 잘 나오지 않았지만.) 대통령 선거 당시 유력했던 경쟁 후보자는 언론과 법으로 손발이 꽁꽁 묶여 있는 거 같다. 눈과 귀는 가려도 느껴지는 진실이 있다. 먹고살기 힘들고, 힘없는 사람이라도 반드시 고민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 릴스로그 업로드되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reel/C8Twhl3v47J/?igsh=MXd2OGR3MWYwb2M0ag==


매거진의 이전글 D + 2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