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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티끌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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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집사 Aug 1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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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2 매미 콘서트

일러스트 : 삶은 계란 by 최집사



여행에서 돌아왔다. 물론 지난 금요일부터 줄곧 집에 있었지만, 마음은 이제야 귀환했다. 아이슬란드와 일본을 ott와 유튜브로 다녀왔다. 장거리 나들이에 육신이 고되지 않아 다행이었다.



어김없이 월요일이 돌아왔다. 화장실 청소로 하루를 시작하는 바람에 아침 세수는 의미 없게 되었다. 그래도 물 때와 곰팡이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보람은 있다. 아오리사과 반쪽, 유자 당근 샐러드, 차가운 두유… 옥수수 찐빵은 손수 만든 토마토 페스토에 듬뿍 찍어먹었다. 불 없는 아침식사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꼼꼼히 양치를 한 뒤 알람 맞춰 약도 챙겨 먹었다. 냉장고도 정리하고, 계란도 삶고, 베란다에 널어놓은 지퍼백도 걷어 개켰다.



휴가 다녀온 기념?으로 냥이들과도 성심성의껏 놀아 주었다. 낚싯대 끝에 메달린 생쥐를 잡든 안 잡든 무한 격려와 쓰담쓰담을 퍼붓었다. 언젠가 재미로 봤던 내 사주엔 물과 불이 많다고 했다. 그 수혜를 저들이 입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차를 타고 가다 반려인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집과 양육비가 보장된다면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나는… 나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 세상이다. 아침 라디오에서 파리 올림픽이 AI의 예상을 엎고 역대급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매번 한계를 뛰어넘는 선수들을 보며 티타늄 껍질을 뚫고 나오는 무적의 병아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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