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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집사 Aug 14. 2024

딜레마에 대하여 D +53

20240814 조금씩 바람

일러스트 :  Dr. 고 by 최집사



 이제는 밤에 잘 때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 반려인이 퇴근하면 운동하고 잠깐 돌리는 게 다다. 지난주 유난히 더웠던 건, 대서가 있기도 했지만 휴가철 대낮부터 집집마다 에어컨을 돌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휴가도 끝났고, 슬슬 전기세 폭탄도 걱정되니 수위를 조절하는 편이 좋겠다. 아침 라디오에서 서울은 아직 에어컨을 끌 수 없는 날씨라고 했다. 구독 중인 지리산 유튜버는 새벽이면 추워서 솜이불을 덮고 잔다고 한다. 내가 사는 곳도 하루 정도 정전이 된다면 이렇게까지 덥지는 않겠다 싶다.

 이것은 실외기의 딜레마라고 생각한다.



오전엔 자전거를 타고 보건소에 다녀왔다. 지난번 검진 결과 B형 간염 항체가 없대서 접종을 맞고 왔다. 반려인도 퇴근 후 대대적인 치과 치료가 있을 예정이다. 다음 주는 대학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아야 하고 안과 진료도 받아야 한다. 병원 쿠폰이 있다면 공짜 진료를 꽤나 받았을 것이다. 의학 발달로 수많은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되었지만 동시에 셀 수 없이 많은 질병들이 탄생했다. 평균 수명 60세 시대엔 몰랐던 병을 알게 된 대가로 유병장수라는 필연적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이것은 의학의 딜레마일까...



전공의 파업으로 매일 하던 보건소 진료가 주 1회로 단축되었다. 대학병원에 가는 날도 진료는 볼 수 없다. 다른 과 진료 예약도 당연히 불가능하다. 앞으로 점점 더 손이 부족해질 직종이다. 우리 집 냥이들도 의대에 보내야 하나 싶다.



 이런 상황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사분들이 고맙고 존경스럽다. 총알받이처럼 견디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겨우 비타오백 한 병이지만 더불어 존경의 응원과 기도를 보태고 싶다.


왼.집사 발배게 오.잠복중인 룽지

왼.찐감자(소금.후추.파슬리.올리브오일) 삶은 계란

     유자당근샐러드 오이 아오리사과

오. 메밀콩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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