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낮잠, 겨울잠 D + 64

20241014 흐리고 안개.

by 최집사

* 1645 번째 드로잉 : 선수교체



- 계절이 변하니 귀가 어두워졌다. 스마트 요정 씨리도 늦잠을 자는지 제때 깨워주지 않는다. 아니면 못된 손이 자꾸 알람을 끄는 거 같다. 냥이들이 없었더라면… 아마 지금까지 자고 있었겠지.


- 월요일 아침부터 밀린 설거지를 하고 반려인이 마실 콜드브루도 내려놓고, 계란도 삶고, 청소기도 밀고, 행주도 삶아 널었다. 샘처럼 솟아나는 집안일에 속수무책으로 휘둘리고 나니 진이 빠져버렸다. 오늘은 가계부 정산일이라 서류 정리도 해야 하는데… 음, 일단은 고구마와 귤을 소집해 놓고 식탁에 앉아있다.


- 주말엔 반려인과 공원에 피크닉을 다녀왔다. 이달 생활비가 제법 오버된 관계로 소소하게 김밥과 과일을 챙겨 갔다. 공원 내 공공전기자전거를 랜탈해 한 바퀴 돌고 난 뒤, 밴치에 앉아 저수지를 바라보며 점심을 먹었다. 김밥 세 줄은 거뜬히 해치울 수 있는 황홀한 경치였다. 나가기 전에는 귀찮은 마음도 들었지만, 역시 지금 아니면 못 즐길 계절인 걸 알기에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 돌아오는 길, 차에서 최면이라도 걸린 듯 잠이 쏟아졌다. 요즘 이상하게 탈 것에 몸만 실으면 그렇게 잠이 온다. 잠꼬대하듯 반려인에게 개구리나 곰처럼 우리도 잠자는 시간을 늘려야한다고, 수면 시간 연장을 제안했다. 겨울이면 풀도 동물들도 쉬니까, 우리도 함께 쉬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나의 주장이 먹혔는지 돌아오자마자 우리는 냥이들과 곯아떨어졌다.


- 오후에 할 거 : 냥이들 장난감 서랍 정리.


* 보너쑤 : 고양이로 설명되는 대륙이동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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