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2 추적추적
* 1653 일째 드로잉 : 친환경 냥냥 에너지
- 주로 아침을 냄새로 기억한다. 일어났을 때 제일 먼저 맞는 냄새로 그날의 색깔이 결정된다. 얼마 전엔 아파트 화단의 만리향이었고, 어제는 현관을 열자마자 라면냄새가 났다. 스낵면 냄새였다. 꼬맹이 시절 엄마, 언니와 라면 한 개 반을 끓여 나눠먹었던 기억이 났다. 아침부터 라면을 끓여 먹는 사람의 하루는 어떨까… 드라마 같은 상상을 하며 침을 꼴깍 삼켰다.
- 비가 와서 산책을 다녀오지 못했다. 어제 삶아놓은 행주도 마르지 않았다. 창문을 열지 못하니 냥이들 화장실은 맛동산 냄새로 가득했다. 모처럼 잡은 친구와의 약속도 취소되었고, 이웃집 둘기들도 오늘은 쉰다고 한다. 일어나자마자 주방 선반에서 초를 꺼냈다. 아로마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고 불을 밝히니 기분이 조금 밝아졌다. 오후엔 장화를 꺼내신고 잠깐이라도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 지구의 갱년기에 계절이 뒤죽박죽 되었다. 금방 더워다 금방 추웠다, 피, 땀, 눈물을 번갈아 쏟는다. 지금껏 당연하지 않은 희생이었다. 그걸 알아주는 이 없이 남용하고 헤쳤으니 화병이 날만했다. 이 와중에 창밖 나무들을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다. 지리산 단풍은 진달래를 만났다고 하던데… 둘은 친구가 되었을까, 적이 되었을까…
- 어제는 당근으로 쓰지 않는 물건 몇 개를 판매했다. 예전엔 상냥한 분위기었는데 오랜만에 거래를 하니 조금 긴장이 되었다. 메시지마다 ^^와 이모티콘을 꼬박꼬박 넣었다. 감사하다는 말도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혼자 지내다 보면 사람 귀한 마음을 알게 된다. 다름을 두려워하거나 경계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좀 더 다정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 오늘의 할 일 : 패브릭 작업. 장보기. 엄마랑 친구랑 통화하기.
* 보너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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