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냥증의 계절 D + 71

20241025 오들오들

by 최집사

* 1656 일째 드로잉 : 새로운 이웃


- 병원에 다녀왔다. 아기새 모이 먹는 마음으로 교수님의 말을 기다렸다. 불현듯 할 말 있다는 정인을 만나는 것보다 더 긴장이 되었다.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내 몸이 오답이 아니란 걸 확인받기 위해 6개월마다 시험을 치르고, 일주일을 기다리고, 1시간을 차를 타고 가, 2시간을 대기하는 정성을 들인다.


- 돼지고기 엉덩이에 합격 도장받듯 다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울타리 같은 평균치를 벗어나지 않는 수치들이 너는 정상인의 몸이다, 보통의 삶을 살아라 말해주는 거 같았다. 영화 X맨 시리즈에선 다들 하나씩 하자? 있는 주인공들이 나오던데…(재능이라고 해야 맞겠지.) 평균에서 벗어난 삶이 얼마나 고독한가를 새삼 실감하며 살았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생… 은 아니지만 달팽이 순례길을 걷듯 묵묵히 걸어가야겠다.


- 행복과 불행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부자의 불행과 가난한 자의 행복을 비교해 보면 안다. 저마다의 계절에 따라 시간차를 두고 일어나기 때문에 마음이 근시인 우리는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내가 힘들 때 행복한 누군가가 있다면, 내가 행복할 때 그에게 불행이 닥쳤다는 이야기이다. 우린 모두는 다른 시간을 살고 있고, 다름은 존중받아야 할 영역이다. 결코 비교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 진달래꽃노래를 부르는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나 새벽어둠을 뚫고 산책을 다녀왔다. 일주일 사이 여름은 겨울이 되었다. 길가의 가로수들이 서슬 퍼런 나뭇잎을 흔들며 집 나간 가을을 찾을 길이 없다며 초조해했다. 벼락치기하듯 단풍이 들겠구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내 발 역시 축지법을 쓰며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 오늘의 할 일 : 빨래 돌리기. 친구 만나러 가기.


* 뽀너수

https://www.instagram.com/reel/DBhyhRRSsa7/?igsh=MTFqdndhd3UyMmFj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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