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극장 또는 지붕 뚫고 하이킥 D + 72

20241028 겨울이었다가 여름이었다가

by 최집사

* 1659일째 드로잉 : 다도 고선생



- 친구를 만나러 시내에 다녀왔다. 마침 친구 차가 정류장 쪽으로 온다고 해 버스에서 내려 기다리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고 멀리 속도를 늦추고 깜빡이를 켜는 차 한 대가 보였다. 붐비는 차들 속에 신속히 올라타기 위해 긴장의 종종걸음으로 도움닫기를 한 뒤 문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웬걸… 문은 열리지 않았다. 옆에 정차하려고 그러나 싶어 몇 발자국 이동해 다시 문고리를 잡아당겼다. 그러자 천천히 내려오는 창문, 초면의 중년 남성이 눈을 흘기며 나를 노려 보고 있었다.


- 순간 아차 싶어 죄송하다 말하고 친구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콩트 같은 상황에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와 반려인에게 얘기했더니 자기도 예전에 노란 차를 타고 다녔는데 세워두면 그렇게 아이들이 와서 탔다고 했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귀여워 또 웃음이 나왔다. 그 아저씨도 나처럼 여기저기 그날의 이야기를 하고 다녔을까… 부디 노여움 푸시고 유쾌한 이벤트로 생각하셨으면 좋겠다.


- 아침 일찍 냥이들 화장실 정리를 하러 작은 방으로 갔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수확을 준비하는 사이 룽지가 급하다며 옆 화장실로 뛰어들어갔다. 신중하게 모래를 뒤적여 자리를 만드는 엉덩이. 하루 이틀 있는 일도 아니니 그러려니 했다. 그러는 찰나, “푸드덕푸드덕…” 어디선가 비둘기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느껴지는 청국장 향기… 순간 당황스럽고 우스워 실소가 터졌다. 다음엔 녹음에 뒀다가 모닝콜로 쓰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볼일을 마치고 가벼워진 몸으로 잽싸게 달려 나가는 모습에 쬐만한 몸뚱이로 별 걸 다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지난주에 외출이 잦았던 탓에 주말엔 집안일을 했다. 반찬도 만들고 국도 끓이고 청소기도 돌리고 화장실 청소도 했다. 반려인은 외삼촌을 만나러 본가에 가고, 나는 집에 남아 본업에 충실하며 점심으로 덮밥을, 후식으로 고구마와 찹쌀떡을 챙겨 먹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져 안에는 여름옷을 입고 겉에는 겨울 잠옷을 껴입었다. 무슨 번데기처럼 일하다가 벗고 추우면 다시 입는다. 다시 꺼냈던 선풍기를 이제는 넣어도 될까…


- 오늘의 할 일 : 두부마요 만들기.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읽기.


* 릴스로그 [ 먼데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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