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할머니의 손맛
연말이라 그런지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량이 대폭 늘었다. 케이크, 빵, 면… 식탁 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속이 조금 불편하기도 하고 양심의 가책도 느낀다. 고민 끝에 조금이라도 식단의 밸런스를 맞추기 쌀가루 숲을 만들기로 했다. 예전에 쌀쿠키를 만들고 남은 현미가루를 떠올렸다. 지난봄 쑥인절미를 해 먹고 냉동실에 넣어둔 콩가루도 기억났다. 엊그제 된장찌개를 만들고 남은 느타리도 있다. 그렇게 흘러간 시간의 부스러기들을 모아 모아 숲을 만들었다.
이번엔 스위스 산골마을에 사는 할머니를 떠올렸다. 눈 내리는 숲 속 작은 오두막에 사는 호호 할머니. 새벽 일찍이 일어난 할머니는 입김을 호호 불며 주방으로 간다. 뭉근하게 달군 팬에 버터 대신 올리브오일을 휘리릭 두른다. 현미가루 한 스푼, 콩가루 한 스푼을 넣고 달달 볶은 뒤 대충 눈대중으로 두유를 붓는다. 그 사이 침대 위 리트리버와 고양이들이 일어나고, 창밖으론 아지랑이가 느릿느릿 피어오르고, 닭장에선 닭들이 서로 알을 낳겠다고 분주하다.
구구구구…
* 재료 : 현미가루. 콩가루. 느타리버섯
올리브오일. 두유. 후추. 통밀크래커
1. 냄비에 오일을 두르고 가루를 볶는다.
2. 두유를 붓고 잘 젓어 끓인다.
3. 느타리버섯을 넣는다.
4. 소금. 후추로 간한다.
5. 그릇에 담고 통밀크래커를 곁들인다.
* 요리 영상은 아래 링크에…
https://www.instagram.com/reel/DDkxkAhzXrQ/?igsh=MTI1Z3NjaW51anVxO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