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를 이겨낼 온기 D + 110

20241223 눈을 머금은 하늘.

by 최집사

* 1715일째 드로잉 : 냥사람 만들기.



- 눈이 내린 뒤로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서둘러 뽁뽁이를 붙이고 창틀도 메꾸고 고구마도 굽고 김치도 대량으로 얻어다 놓았다. 차근차근 한파대비를 하며 부지런히 간식도 챙겨 먹었다. 월동 준비하는 곰처럼 후덕한 복부와 둔부를 얻었다.


- 올해는 특별히 안방 창문에 이중으로 뽁뽁이를 붙였다. 양말도 두 겹으로 신고 이불도 얇은 거 하나, 두꺼운 거 하나 두 겹으로 덮고 잔다. 갑자기 더워지기도 하고, 지나치게 공기가 건조해져서 보일러는 잘 틀지 않는다. 그때그때 잠깐씩 히터를 틀거나 옷을 껴 입거나 몸을 움직여 체온을 올린다. 가습기를 틀긴 하는데 그보다 머리맡에 젖은 수건을 널어두는 쪽이 목과 코가 훨씬 더 편하다.


- 이불 밖은 위험한 계절이 오니 다시금 냥이들의 경비가 삼엄해졌다. 며칠 집을 비웠더니 옷방에만 가면 어디 나가는 줄 알고 졸졸 따라 온다. 한 마리는 아예 문 앞을 지키고 있다. 다른 녀석은 반경 1미터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래선 외출을 할 수가 없다. 이제라도 밥 차리고 화장실 치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 크리스마스 이이브지만 여느 때와 달리 차분한 분위기다. 마냥 행복할 순 없는 시기니까… 순진한 척 광란의 연말을 즐기고 싶지 않다. 수시로 뉴스를 보며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다. 가장 추웠다는 지난 동짓날엔 탄핵 집회로 향하던 농민들의 트랙터가 도로 한복판에서 제지당해 밤새도록 추위에 떨었다고 한다. 경찰과 대치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고, 이번에도 시민들이 달려가 돕고 난방 버스를 대절하고 함께 자리를 지켰다고 한다. 당분간 메리하지도 해피하지도 않은 연말이 될 거 같다. 그런 마음이라도 가지는 쪽이 그들에게 덜 미안할 거 같다. 자유, 평등, 행복 같은 건 결코 공짜로 얻어지는 게 아니다.


- 오늘의 할 일 : 고구마 굽기. 완두잡곡밥 만들기. 행주 삶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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