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콩들깨버섯 숲

다시 꿈꾸는 세상

by 최집사



새해가 되었지만 여전히 나라 안팎이 혼란스럽다. 그럼에도 여기저기 별사탕 같은 희망의 메시지들이 반짝거린다. 고등학생들이 낸 시국 선언을 읽으며 그들은 분명 우리보다 진화된 세대임을 확인했다. 나이가 들수록, 시대가 빠르게 변할수록 어른의 몫에 부끄러움의 지분이 늘어난다. 사병으로 동원된 군인들에게도 미안함을 느꼈다.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굴리는 부모의 마음에 공감하며 아프지만 반드시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 귀를 쫑긋 세운다. 몇 년 간 전쟁을 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우를 봐도 안다.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었지만 정작 대통령들을 질긴 명줄을 뽐내며 장수의 아이콘이 되었다. 결국 우리도 그들처럼 현실판 오징어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짜 뉴스와 악성 댓글에 하루하루 일상 속 스트레스 지수가 치솟고 답답함과 분노를 느낀다. 그럼에도 그 불편한 마음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윤틀러라고 부른다. 그를 옹호하는 광적인 지지층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짠한 구석이 있다. 광속의 시대에 휩쓸려 표류하는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같다. 그동안 그분들이 건전한 방식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확인받고 연대할 곳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억압을 학습한 세대였으니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있음을 증명할 곳이 없었던 것이다. 그 에너지와 열정을 태울 곳이 없어 추운 날 거리에 나와 총알받이 욕받이를 자처하시는 것이다. 30년 뒤 나의 청사진이 아니길 바란다. 나이가 들어도, 시대에 따라가지 못해도, 평화롭고 자유롭게 저마다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태어나는 마음을 느끼고 싶을 때 미역국을 먹는다. 딱 그런 마음으로 미역숲을 만들었다. 이 지긋지긋한 산통이 끝나면 새로운 질서와 문화가 태어날 것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몸에 헤로운 음식을 먹지 않는 게 더 유익하다고 한다. 그러니 좋은 말들을 많이 하는 것보다 나쁜 말들을 삼가며 살아가야겠다. 다른 나라들은 몇 백 년에 걸쳐 이루어낸 민주주의다. 더 견고하고 단단한 사회가 되기 위해 지금의 혼란은 필연적인 과정일지도 모른다. K-시위의 키워드는 평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위법의 문제는 법과 절차로 따지고, 국민들끼리는 정치 진영을 벗어나 핫팩도 주고받고 도시락도 나눠먹으며 다름을 인정하고 내일을 도모하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 재료 : 미역. 콩가루. 무당두유. 참기름. 느타리버섯. 들깻가루

1. 불린 미역을 참기름에 볶는다.

2. 콩가루를 넣고 볶다가 두유를 넣는다.

3.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4. 냄비에 붓고 들깨가루를 넣고 끓인다.

5. 그릇에 붓고 참기름에 구운 버섯을 올린다.


* 요리 영상은 아래 링크에…

https://www.instagram.com/reel/DEi7Um1zuHm/?igsh=NDZycTU5aTA3OT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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