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가지 그만하지.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은박지를 뒤집어쓰고 집회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본다. 과거 백골단의 폭력으로 아들을 잃은 아비의 호소를 듣는다. 핼러윈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이태원 거리를, 맨몸으로 강물에 뛰어들었던 채상병을 떠올린다. 휑한 활주로에 가지런히 놓인 꽃과 편지들을 본다. 철문을 세우고 경비를 늘리는 한남동을 본다. 을씨년스러운 을사년이다. 가지가지한다 싶다.
흩어지는 말은 믿을 게 못되니, 시끄러운 잡음들을 소거한다. 누가 이기적인지 누가 이타적인지 눈으로 가늠한다. 소속을 떠나 양심을 쫒는 사람들을의 태도를 기억해 둔다. 자신만의 안위만 생각하며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들도 메모해 둔다. 난세에 걸러지는 불순물도 있을 것이다. 시끄러운 세상이니 침묵을 믿어보기로 한다.
본격적인 한파가 찾아왔다. 온 동네가 냉동창고가 된 거 같다. 식욕도 부쩍 늘어 복부가 두둑해졌다. 얼마 전 동파에 조심해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수도 계량기도 꽁꽁 싸매 두었다. 걱정이 되어 본가에도 전화를 드렸다. 꼼짝 마라는 날씨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마트 가기도 겁이 난다. 장을 보기 전 냉동실을 정리하다 가지를 발견했다. 이번엔 요 녀석으로 가지가지 숲을 만들어야겠다. 평화의 염원을 담아서…
* 재료 : 가지. 마늘. 올리브오일. 간장. 유자청. 후추. 오트밀. 무당두유
1. 올리브오일에 간 마늘을 넣고 가지를 굽는다.
2. 간장과 유자청을 넣고 조린다.
3. 가지를 건지고 오트와 두유를 넣는다.
4. 오트가 익을 때까지 푹 끓인다.
5. 그릇에 붓고 구운 가지와 노른자를 올린다.
6. 올리브 오일과 후추를 뿌린다.
* 요리 영상은 아래 링크에…
https://www.instagram.com/reel/DEqOZBGTzCu/?igsh=MXQ2enNjNHM2MXRi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