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노래하는 깡으로 모든 살아남은 것을 예찬해야지

250627 빨래를 독려하는 햇살

by 최집사



하루하루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본다. 꿉꿉했다가 비를 뿌렸다가 화창했다가 다시 무더워졌다. 똥고집 중년 아줌마를 길들이려는 여름의 밀당임이 틀림없다. 순수함 마음으로 돌아가 변덕스러운 기온에 솔직한 심경을 고백해 본다. …앤가니 하면 안되까


한낮의 온도는 30을 가리키지만 새벽이 되면 소름 돋는 한기가 찾아온다. 고로 에어컨을 켜기엔 아직 이르고 애매한 시기이다. 열탕 들어가기 전 온탕에 들르듯 치명적인 계절에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고리대업 대출 같은 에어컨 바람을 최대한 유보하고 있다. 한 번 켜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는 중독성, 불량 식품 같은 달콤한 냉기 뒤에 겪게 될 실외기 열풍 이자가 두렵기 때문이다.


내일은 오랜만에 제주에 사는 친구 D를 만나기로 했다. 그 친구 가족들과 캠핑장을 하는 친구 J에게 다녀올 계획이다. 언니와의 약속은 복날로 연기하고 함안에 사는 친구 말산댁과는 아이들 방학 시즌에 맞춰 보기로 했다. 일주일에 6일은 집에 있는 집순이지만 약속이란 게 한 번 잡히면 왜 몰아서 발생하는지 미스터리한 일이다. 어쩌다 씨리만 대꾸하던 전화기도 한 번 울리기 시작하면 여기저기서 마구 연락이 온다. 어제는 얼마 전 결혼한 친구 J에게 소식이 왔다. 멀다는 핑계로 가보지도 못했는데 잊지 않고 안부를 물어줘서 미안하고 고마웠다. 일생일대의 대사를 치르고 갑자기 변한 생활 패턴에 피로한 시기를 보내는 듯 느껴졌다. 그 마음 짐작이 가기에 11년 전 그날을 떠올리며 공감의 메시지를 정성껏 찍어 보냈다. 둘의 앞 날을 축복하는 긍적의 주문도 잊지 않았다. 잎새에 이는 바람이 괴롭더라도 별을 노래하는 깡을 버려서는 아니 될 일이다. 짧은 지지와 덕담을 주고받으며 누군가를 응원하는 마음은 결국 스스로에게 향해있다는 걸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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