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 구경

살아 있다는 게

by 구월애

비가 오는데 15살이 돼가는 강아지의 약을 사러 다녀왔다. 부신피질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

간수치를 내리는 약

영양제 등등을 먹고 있다.


며칠 전에 내가 활동하던 강아지 카페의 방장님 큰애가 하늘나라로 갔다고 인스타에서 뉴스를 전해 들었다.

아직은 저 둘이 잘 지내고 있고 노랑 옷을 입은 동생이

가끔은 노견이 괜찮은지 체크를 해주는 모습을 보면 안심이 되기도 하다가

감색 옷을 입은 저 아이가 떠나면

노랑 옷을 입은 아이는 어쩔까 생각하면 좀 먹먹하다.


평온함을 지금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

아직 고통의 시간이나 지옥 같은 시간은 내게 오지 않았다.

바람이라면 오래지 않게

짧고 평온하게 가길 바라는 거다.

아직은 차에 태워 동네라도 한 바퀴 돌 수 있고

다리를 들어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힘이 있다.


엊그제 떠난 그아이는 암이었고, 항암치료를 받았었다.

그 부모 들은 그게 최선이니 선택했을 것이다.

겨우 10살이었으니까


우리 아이는 나이도 많고

살만큼 살았으니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난,

통증치료를 버틸 수 있을 때까지만

그리고 최대한 편안하게 해 줄 것임을 알고 있다.

사람인 나도 똑같은 치료를 받다가 갈 것이니까.


나는 어쩌면 죽음이 두렵지 않은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도 평온하기만을 축복한다.


고민이 생겼다.

아이를 묻어주어야 할지,

화장해서 어딘가에 뿌려주어야 할지…

아니면 당분간 내 곁에 두어야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갑작 나도 죽으면?

이 생각이 든다.

나는 무덤도 필요 없지 않을까?

굳이 무덤을 가져야 할까?

살아서 내 집을 가지고 살았으면 되지 않을까?

질문은 답을 찾게 해 주니 좋은 것 같다.

우리 노견의 겨울의 모습.

아직은 눈이 맑다.

계속 맑자꾸나…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내 강아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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