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대신 방 구조 바꾸기

침대 머리를 바꾸는 일

by 구월애

내가 나에게 선물한 ‘미리 크리스마스’ 선물이 도착했다.

올해 이사를 가고 싶었으나

아픈 노견도 있고

동물병원도 지금 내가 사는 집에서 아주 가깝고,

자꾸 짖어대는 아이도 둘이나 있어서

아직은 이사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이사한 것처럼

방구조를 바꾸기로 하고

구석구석을 뒤져서 이것저것 버리기로 했다.

집안의 기를 그렇게 바꾸어 보는 거다.


아침 일찍 블랙 프라이데이에 주문한 커다란 침대 머리와 침대 프레임이 도착을 했다.

웬걸, 침대 옆에 놔두려고 산 bedside table 박스가 찌그러진걸 보니


역시 안에도 찌그러진 ㅠㅠ

(얘는 전화해서 다시 새 걸로 보내주면 맛 교환하기로 했으니 그려려니 넘어가고)


저 침대를 방에서 내보내고

이 어마무시한 침대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조카에게 애걸복걸해서 겨우 함께 했는데

왜 그렇게 더럽고 치사한 지

1원도 안 내고 살면서 무엇이 그렇게 당당한 조카인지 알 수가 없다.

싸우면 내방의 기운만 나빠지니

참고 또 참아서 혼자 못하는 걸 도움을 받았다.

( 조카와 함께 사는 건 도를 닦는 것과 같다. ㅎㅎㅎ)

내방은 침대 받침이 없었는데( 노견이 침대 위로 쉽게 올라오도록 침대를 낮추어서 썼다)

이젠 노견이 내 방에서 자지 않고 거실에서 자기가 편안한대로 잔다.

난 대신 방문을 열고 살고 있고 말이다.

몇 시간의 고된 노동으로 방은 이리 바뀌었다.

머리는 서쪽으로

공부 책상은 동쪽으로

풍수지리상 좋은 방향이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침대 머리는 서쪽으로

책상은 침대 끝에 붙이고 서쪽으로 방향을 두었다.

책상도 서쪽에 두어도 괜찮다고 했다.

나는 풍수지리를 믿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그대로 따라서 했다.,

책상을 두고 침대 쪽은 티브이를

반대쪽은 컴을 놨다.

컴의 뒷면이 지저분하지 않게 가려지면서

내 머리에서 2미터 간격을 두고 놨다.

좀 가깝지만 넷플릭스를 볼 때면 티브이를 좀 뒤로 밀로

컴을 쓸 때면 티브이를 좀 밀면서 사용하면 되니까.

구식 데스크 탑이지만 난 아직도 과제를 하거나 공부를 할 때 두 개의 데스크 탑을 놓고 공부한다.

편안하고 좋으니까 노트북 하나로는 부족하다.

노트북 하나만 가지고 다니면서 모든 것을 다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부럽다 ㅎ

(부러워하지 말고 배워 봐야지…)

침대에서 앉으면 이렇게 보인다.


바닥은 나무가 좋지만

나는 노견이 있으므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점프해도 다치지 않도록 카펫을 깔았다.


거실과 부엌에 강아지가 다니는 길에 요가매트를 깔아놓은 것과 같은 이유다.

정리는 끝이 없고 버리는 것은 용기가 필요하다

아까워서 못 버리는 거니까.

쓰레기로 꽉찬 옆집 할아버지 집을 보면서

안 버리면 저것이 나의 미래일 거라고 생각했다.

과감히 버리자.


방 분위기를 바꾸고

새로 이사한 맘으로 이제부터 살아가 보자!


가끔 혼자 살면서 가구를 옮기고 짐을 정리할 때

혼자 하지 못하는 무거운 짐이 있을 땐

멘붕이 온다.

이럴 땐 누군가가 함께 있으면 하고 생각 하기도 하지만

무거운 것을 들어달라고 연애를 할 순 없으니까

ㅎㅎ

1인 가구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서로 도와주고 살도록.


이곳에서 1인 가구 모임을 만들어서

서로 도와주고 살아 보는 건 어때?


좋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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