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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의 길

어쩌면 금연만큼이나 쉽지 않은 길

by 구월애

우리 집 하우스 메이트는 완전한 비건이다.

즉 모든 자연 채소만으로 음식을 요리해 먹고 산다는 것이다. 계란도 생선도 우유도 치즈도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다.

정말 모든 것이 야채이고 채식이다.

우리 집으로 이사를 오고 나서 음식을 해 먹는 걸 보고 그녀가 비건인 줄 알았다. 참 기뻤던 발견 중에 하나이다. 음식을 공유하는 기쁨을 그녀와 나눌 수 있으니까.

우리는 자주 음식을 나눈다.

그녀는 비건이 된 지 2년 정도 됐고 호주에 와서 갑자기 바뀌었다고 한다.

명상을 하고 자기를 찾아가면서 시작한 것이 비건의 삶이라고 했다.

자기 철학을 확고히 하고 사는 그녀가 참 멋져 보인다.


채식주의자나 비건이라고 하면 아주 까다롭고, 귀찮고, 짜증 나는 존재들이라는 선입견이 있었다.

당연히 서양 친구 중에 완벽한 비건이 있어서 그들과 음식점에 가려면 고르고 골라서 맛없는 음식만 먹었던 기억이 나고 불편한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왜 비건이 됐냐고 자세히 물어본 적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러던 내가 거의 비건으로 살아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 자주 외출하지 않고 있고 집밥에 공을 들이고, 좀 더 만들어 먹고, 좀 더 정보를 읽어가면서 영양가를 알아가고, 어떤 채소에 무엇이 많이 들어 있는지 많이 배우게 되었다.


한마디로 생각 없이 아무거나 먹고살다가, 먹는 것들을 죄다 땅에서 난 음식으로 먹으면서 모든 채소와 과일과 콩들과 곡물들을 따져보기 시작한 것.


좋아하는 고기를 끓는 것은 금연하는 것과 같고, 습관을 넘어 인이 박힌 음식의 맛을 잊는 일은 너무나 힘이 든다. 한국인이 김치 없이 못 사는 것과 같은 거다. 인도인은 카레를 끊을 수 없듯이 말이다.

하지만 못하거나 안 하는 거지 모든 것이 원래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본다.


선택은 두 가지다.

1.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알약을 20개나 30개를 함께 먹으면서 살던가,

2. 약 없이 건강한 채소와 곡류들을 잘 먹고살던가.

난 후자를 택했다.


환자의 약 리스트가 두 페이지를 넘기는 건강하지 못한 환자들을 너무 많이 보아 왔으니 나로서는 선택이 없었다. 일하면서 건강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한 권의 책이 모든 것을 다 알려주지도 않으며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흐르면, 주장도, 연구도 달라진다. 짜고 치는 고스톱 연구도 많아서 거짓 정보에 빠져서도 안되기에, 어느 한쪽의 치중이 없이 발란스를 맞추며 되도록 많은 책을 읽어서 스스로 파악하고 나만의 결론을 내기로 했다.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건강책 10권을 정도를 읽으면 이제 시작하는 거라 볼 수 있다.

나 역시 진행 중이고, 앞으로도 읽어야 하는 책이 90권은 남았다. 뭐든지 100권 정도는 읽고 실행해야 겨우 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건강은 모든 것의 일 순위이다.

건강의 기본은 독서다.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생과사를 가름할 수 있는 차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쉬은 건강관리법은 제철음식을 제때에 잘 먹으며 운동하는 것이라 한다.

요즘은 시대가 달라져서 모든 제철음식을 사계절 내내 다 먹을 수 있는데, 이것이 함정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제철음식을 찾아서 그 계절에 먹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지켜보자.

집에서 기른 음식은 초유기농 음식이니 길러서 먹었으면 한다. 요즘은 아파트에서도 길러 먹는 키트들이 아주 많이 나와 있다.


아무것도 쉬운 건 없다.

내 집에 작은 텃밭은 야채보다 잡초가 더 빨리 자라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야채가 더 많이 자랄 날이 오리라 믿는다.


게으름으로 질병을 얻지는 말자.

먹는 것에 진심으로 시간을 쓰고 돈을 써보자.

내 배속에 값비싼 명품 박테리아를 키워보는 목표를 가져보자.

그리고 소식을 하자! 7할만 먹는 것이다.

명품 박테리아가 명품 두뇌를 가져다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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