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아닌 가족

내가 이상한가? 세대가 다른 건가

by 구월애

혼자 1인 가족으로 살아가지만

내 집엔 30대 비건 하우스 메이트가 살고 있고

그녀는 가족이 아닌 하우스 메이트다.

그녀는 90점에 가까운 나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한편 여동생의 딸인 스무 살을 넘긴 조카가 9개월째 내 옆방에 살고 있다. 가족이지만 나를 유령 취급하면서 지내는 아주 무례한 친구다.


이야기는 그러하다.

난 큰 이모로서 내가 주지 못한 배려를 해주고 싶었고,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경험하게 해주고도 싶었다. 무엇을 경험할지는 나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는 배울 1년을 지내길 바랬다.


비행기표를 보내주고 1년을 내 집에서 세를 받지 않고 살게 해 주기로 했고 알바를 할 수 있을 때까지

먹여주기로 제안을 했고 조카는 그제 안을 받아들여 시드니에 왔다.


조카는 첫 달은 협조적으로 지내려고 잠시 노력을 하더니 어느 날부터 각자 알아서 먹고 각자 알아서 상관하지 말고 살고 싶다고 했다. 그 뒤로는 각자 살아오고 있는데 달이 지날수록 무례함이 조금씩 도해가고 있다.


서먹서먹한 관계를 잘 지내보려고 무던히 석 달을 노력했지만 세대차이와 내가 살아온 환경의 차를 극복을 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관계 개선 그리고 좀 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까 기대했었지만 그건 완전한 나의 꿈이었고

허망한 상상임을 깨닫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카는 내게 인사조차도 안 한다.

내가 유령인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건 뭘까…

내가 있는데 인사는커녕 없는 사람처럼 자기 할 일만 하고 자기 방에 들어가 버리고 문을 잠가 버리는 건 뭘까?

상당히, 아주, 대단히 기분이 점점 나빠졌다.


“넌 왜 날 봐도 유령 취급하니?

왜 사람을 봐도 인사를 안 하니? “


대답은 이랬다.


”난 원래 집에 식구들에게 인사를 안 해. 난 원래 그렇게 살아왔어. “


”난 네 엄마가 아니고 난 네가 나에 대해서 예의는 지켜주었으면 좋겠어. 앞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주렴 “


이런 대화를 2-3 달마다 하는데 이조카는 여전히 나를 유령 취급한다.


젊은 친구를 가르치려고 든다거나 돼도 앉는 엄마 노릇을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약속한 시간은 12개월 그러니까 1년.

앞으로 3개월이 남았다.

약속은 지키는 이모가 되고 싶어서

3개월만 반대로 내가 유령취급을 하면서 보내면 되겠구나 생각을 했다.


편지를 써볼까

카드를 써볼까 했지만

먹힐 것 같지 않아서 그만 두기로 했다.


아쉽다면,

난 이런 20대를 다룰만한 아이디어가 없다.

경험이 없다 보니 부딪히기만 한다.


난, 내 집에서 살면서 안전하게 살다 갔으면 했는데

그 애엄마에게 1년을 학생비자로 더 있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면서 집세를 낼 테니 그냥 내 집에 살게 해 주면 안 되겠냐고 묻더라.


난, 단호하게 노!라고 대답했다.

내 집을 나가서 다른 유학생이나 워킹 홀리 학생처럼 혼자서 집을 구하고 우당탕 경험을 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본인이 직접 경험해서 배워야 하는 인생 이라면 그래야지.


오늘도 비슷한 대화를 나누었고, 아주 많이 기분이 나빴다. 조카는 사람을 기분을 아주 나쁘게 하는데 재주가 남다르다.

내가 이상한 건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혼자 오래 산 나도 아주 부드럽고 다정한 사람은 못되니까 인정한다.

나도 문제가 있을 거라 인정하는 바이다.

여우과이고 싶은데 속이 뒤틀린다 그러면.

어쩌나…. 나는 아부를 못하는데

그리고 조카에게 내가 약속한 1년이 되면 독립해서 살라고 알려줬다.


기분이 아주 불편해서

넷플릭스를 뒤졌다.

그리고 은총처럼

기다리던 이쁜 드라마를 만들었다.


‘커피 한 잔 할까요?’

유튜브로 보던 이 이쁜 드라마를 제대로 큰 스크린에서 보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즈음에… 선물처럼 마음을 평화롭게 해 주어서 감사하다. 이 드라마를 보니 말이다.


가족이 내 집에 살아도

가족이 아닌 가족인지라

외롭다.

괜찮은 이모가 되고 조카와 가까워지는 건 그냥 지나가는 꿈이 되었으니 드라마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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