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모든 것은 신에 맡기고
우리 노견을 데리고 왔다.
아침에 문이 열기도 전에 동물 병원 문 앞에 서있었다.
오늘 예약이 꽉 찼어도 숨을 못 쉬고 경기을 했다고 말하니 봐줬다.
차갑지만 일 잘하는 원장을 다시 만났다.
이런저런 검사를 해야 하니 놓고 가란다.
눈물이 핑 돌았다.
사람처럼 같이 있을 수 없어서 그게 더욱 슬프다.
일단 집에 와서 한숨 잤다.
밤새 깨어 있어서 나도 피곤했으니까.
한두 시간 자고
작은 아이 밥을 주고
마음이 심란해서 작은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갔다.
조마조마 사는 것이 쉽지 않다.
어제도 밤새 마음을 졸였다.
오늘 직장에서 교육이 있는데
갈 수 없었다.
궁금해서 동물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한 시간 뒤에 모든 검사를 마치니 데리러 오란다.
병원비는 또 수억이 나오겠지만 자꾸 꼬꾸라지고 경기를 하는 이유를 의사가 말해주었다.
심장사진을 찍었는데
심장이 완전 비대해져서
숨을 너무 자주 쉴 수밖에 없단다.
그 때문에 폐에서 산소 이산화 탄소의 교환이 빨리 일어나지 않아.
몸속에 산소가 엄청 부족해서 경기가 아닌 기절을 하는 거라 했다.
hypoxia가 오고 계속 오고 기절을 하는 것이다.
쿠신 증후군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신 것도 더했나 보다. 물도 차서 이뇨제도 줘야 한다고 한다.
고혈압약도 먹어야 한다고 했다.
힘겹게 버티지 말고 편안히 가면 좋겠는데 약만 늘고 있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새하얗게 또 경기 비슷한 기절을 오늘 새벽보다 더 오래 했다.
내 오랜 소견으로는 이번주를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산소 치료를 할 수 있으니 큰 병원으로 가면 12시간에 500만 원정도 한단다.
하지만 치료가 아니라 증상 완화이고 산소를 빼면
금방 다시 힘들게 뻔하다.
아픈 동물 가족을 지켜보고 있는 것도 고통이고
아이도 힘들지 않았으면 하지만 아직은 안락사를 할지 정하지 못했다.
이틀이라도 지켜보기도 하자
마음의 준비는 작년부터 했지만
고혈압 약을 먹고 그리고 이뇨제를 먹어서 조금이라도 나아지면 편안해질 수도 있으니까.
우리 노견과 나에게 2일을 주어 보기로 했다.
의사가 준 약을 겨우겨우 먹여서
두 시간을 씨름을 하더니 겨우 눈을 감고 잔다.
저렇게 잠들다가 갔으면 좋겠다.
기절도, 괴로운 비명도 지르지 않고서
난 요 며칠 이아이 옆에 꼭 붙어서 잘 지킬 생각이다.
난 엄마 이기도 하지만 전문 간호사이기도 하니까…
이제 신에게 모두 맡기고 나는 최선을 다해서 간호를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