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응급플러머

부엌에 물난리가 났다.

by 구월애

늦게 퇴근을 해서(밤 11시 20분)

게으른 난 12시 전에 해야 하는 과제가 많았는데

같이 사는 하우스 메이트가 부엌의 수도가 세는 소리가 난다고 알려주었다.

수도가 오른쪽 방향으로 돌아가면 세는 소리가 나서 왼쪽으로 돌려놓았다고 했다.


혹시나 몰라 수도가 있는 아래 찬장을 열었더니

OMG~~

물이 좔좔 흘러내리고 찬장의 합판도 다 불고 모든 부엌가구가 다 젖어 있었다.

수도가 나사가 풀렸는지 왔다 갔다 돌면서

밑에 뜨거운 물 호수가 찢어진 것 (돌리면서 사용했는데 나사가 느슨해져서 아래 수도관을 찢어져 버린 것 같다)


일단 바닥청소를 하면서 동시에 새는 물을 스테인리스에 받아냈다.


10년 전에 모든 수도를 교체하면서 한국 회사에 맡겼는데 이 모든 부품이 호주에서 파는 것과 달라서

넛트와 볼트를 제거하는 시간이 걸릴 것 같이 보였다.

대하에 받치고 그리고

당장 도구를 챙겨놓고

일단 유튜브로 kichen mixer change라고 쳐서 20개 정도의 동영상을 봤다.

잠을 자기 전에 3 시간마다 알람을 맞추어 놓고 대하의 물을 비웠다.

드디어 아침이 왔고

여러 도구를 파는 샵으로 아침부터 일찍 갔다. 가면서 100% 신뢰하지는 않지만 여쭈어 볼만한 한인 플러머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고

일단은 안되면 오시기로 했다.

혼자 사니까 일단은 이런 것도 해보아야 한다면서

해보라고 격려를 주셨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냥 와달라고 했다면 물벼락을 계속 얼굴에 맞고 집안의 온 수건을 적실일은 없었을 듯ㅠㅠ - 정말 나사가 안 빠져서 엄지는 물집이 생기고 화도 나고 눈물도 날 뻔했다) 늦게까지 일하고 와서 물난리난 걸 차우고 버리고 대하를 대어놓고 집에서 자정이 넘도록 노동을 하고 잠도 설쳐서 서러웠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한국상품으로 설치해서 유튜브와는 달라서 빼는 게 세배로 고생을 한 것 같다. ㅠㅠ)

아무튼 빼다 실패를 하고 대하를 받쳐놓고

일단 바닝스(집에 관한 모든 물건을 파는 곳)로 갔다.

수도 장비 파는 섹션을 물어 곧장 그곳으로 향했다.

다음 수도를 고르는 것이 즐겁다기보다는

물이 셀까 하는 걱정에 대충 너무 낮지 않은 것으로

취향과는 상관없이 아무 거나 집어서 들었다.

혹시 몰라 익스텐션도 사고,

집으로 와서

플러머에게 물어가면서

겨우겨우 힘들게 찢어진 관을 빼서 (몸을 신크 밑으로 집어넣고 세는 물을 맞아 가면서 찢어진 수도연결관을 불리하고 10년 된 수도를 겨우 뺐다.)

이런 관은 터질 수도 있다고 해서 아래의 것으로 사 와서 얼른 갈아야지 하고 최선을 다했다.

끼우고 플라스틱으로 조이기만 하면 되는 모델을 사 와 좋아했는데…

그런데,

아래 사진처럼 구멍이 작아서 결국 설치를 하지 못했다.

저 기다긴 볼트 부분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 ㅠㅠ

완전 절망을 했다.

난 다시 전의 수도로 바꾸어서 찢어진 수도관대신에 새 수도관으로 교체를 했어도 어디인지 알 수 없었지만 셌다.

답이 없었다.

플러머에게 SOS!!!

결국 토요일에 플러머를 와달라고 애걸복걸 불렀고

밤에나 와주실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주말 차지를 한 것 ㅠㅠ

배가 아팠지만 할 수 없었다. 주말이니까.

(왜 일은 주말에 터지는 걸까ㅠㅠ)

집에 물이 줄줄 세서 마루가 들리는 것보다는 싸니까.


그리고,

난 알바를 하러 갔다.

다행히 직장에서 오버타임 연락이 와서

일을 했다.

정말 다행인 게

오버타임 8시간 일이

플러머의 비용과 새로 산 수도값을 막을 수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휴우~~

내 오버타임 8시간 일이 플러머 주말 한 시간 값과 비슷하다. ( 호주는 기술자의 시간이 더 비싸다. 17살부터 기술을 배우면 23살에 1억 도 번다고 한다 세금포함해서)



값 비싼 경험을 또 했다.

혼자 살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지붕이 세서 대하를 받치고 살다가 고친 일,

핫워터 탱크가 터져서

물난리가 나서 일도 못하고 몇천 불을 쓰면서

탱크대신에 가스로 교체한 일,

오래된 오븐이 터져서 프라이팬에 구멍이 나서

놀라서 기절할 뻔하고

오븐을 가스레인지로 교체한 일,

팜트리가 뒷집담장을 밀어내서 급하게 돈 주고 잘라버린 일.


이 103살 오래된 집에 살면서 참 많은 일을 겪었다.

그리고 보니 전부 부엌에 관한 일이다.


혼자 겪을 때마다 서러웠다.

누가 있었으면 같이 해냈을 텐데… 하고 말이다.

요즘은

그냥 돈이 많이면 얼른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생각한다.

펙트이니까.

혼자 살아가는 것을 탓하지 않는다.

다른 여자들은 혼자 살면서 집도 짓는데

난 그런 멋진 챌린지를 할 도전하는 여성은 못되나?

나이가 너무 많은가?


결론은

월급쟁이 부자가 되는 방법을 계속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나이 들어 혼자 살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경제적 여유가 많으면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으니까.

나이 들어가면서 힘든 일까지 내가 다해내겠다면서

아픈 허리를 끌고 버티는 일 하고 싶지 않다.


혼자 오래된 집에 살면서 겪는 경험이 나이 들어서 도움이 되면 좋겠고, 나이 들어서는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고 살고 싶지 않다.


안전하고 평온하게 살 것이다.

아무튼

10년만에 새수도가 생겼고

밑에는 다시는 물세례를 받지 않도록 장금 장치도 해주시고 가셨다.



사실 물이 아주 조금 센다

잘못 돌리면 말이다.

한번 물어보긴 해야 겠다. 터지거나 그러면 안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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