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설레는 오후, 눈물이 났다.

서러운 가을의 행복

by 구월애

사랑하는 우리 아이를 보내고

작은 아이를 더욱 사랑하면서 살아온

지난 몇 달 동안,

나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팠던 내 아이가 1월 말에 내 곁을 떠나도록 보내주고 가루가 되어 내게 왔고,

속 썩이던 조카는 이사를 나갔고 더 이상 스트레스가 없게 됐으며,

그런 과정을 모두 본 하우스메이트도 그녀 스스로를 위해 이사를 곧 간다. 고맙고 감사하단 말만 몇 번을 했다.


새로운 밝고 이쁜 하우스메이트가 며칠 전에 다행히 들어왔고,

그녀는 왠지 이 집이 전에 살던 ‘내 집’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을 했다.

다행히 나도 편해서 감사할 뿐이다.

작은 아이와 나만 남은 집에 새 식구가 생긴 것이다.


그리고,

오늘 오전에 또 다른 하우스 메이트을 구했다.


오래 살던 하우스메이트가 나가는 방에

막 군을 제대한 20대의 직장인이 호주로 직업 찾아 이번주말에 한국에서 들어온다.

이미 몇 년을 유학해 봐서 예의가 있고 경험이 있어 보이는 듯해서 함께 살아보기로 했다.


오랜 식구들이 떠나고 새 식구들이 집을 들어온다.

광고를 내고 여러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고 드디어 숙제를 다한 느낌.


오랜만에 옛날 노래를 들으면서 혼자 있자니

그동안의 서럽고 슬픈 맘이 풀어지면서 눈물이 나왔다.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아무리 오래 살아도,

타국에서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해내며 살아가는 것은

두렵고,

불안의 연속이며,

그 속에 잠깐잠깐 행복함이 들어 있는 것 같다.

인생이 그러한가…


우리 아이를 보내면서 담아두었던 슬픔이 벌컥 쏟아져 내린다.

오랜만에 행복함이 다가왔지만 동시에 나만느낀 정든 사람들의 떠남이 또 서러워서 울었다.

얼마나 더 용기를 내고,

얼마나 더 스스로 다독이고, 도전하고 살아가야 할까…


인생을 멋지게 살아낸 담대했던 루이스 헤이처럼 나도 살아낼 수 있을까.

용기 있는 사람으로 두려워하지 않으며 잘 살아 낼 수 있을까…


그렇도록 만들어 낼 것이다.

난 고통 속에서 점점 더 단단히 지고 강해 질 테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오후인데 15년을 함께한 이젠 내 아이가 곁에 없고,

불안해해서 지켜주어야 하는 작은 노견만 남았다.

불안해서 항상 나를 쫓아다니고

엄마가 일가면 엄마만 기다리고 돌아오면 울면서 반겨주는 말 못 하는 슬픈 아이.

내면의 내 아이도 이렇게 슬프고 외롭고, 따스함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스스로 먼저 내면의 아이를 사랑해 주리라.

그리고,

힘을 내어 온통 혼자 엄마를 기다리는 널 위해 더 행복하게 함께 살아 나갈 것이다.


우리 아이가 아프지 않기를…

우리 아이가 슬프지 않기를


새로운 에너지들을 가진 사람이 들어와

좋은 에너지로 집안도 따스하고 새로움을 주길

미리 감사드리며 축복한다.


파란 가을하늘처럼 높고 가득한 따스함이 다시 내 집을 가득 채워주길 우주에게, 지구에게, 자연에게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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