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다는 함께
생각해 보니 나는 유학시절 하우스를 렌트를 해서 쉐어하우스를 하며 살았다.
가난한 유학생이었던 나는 대학교 기숙사는 너무 비싸서 들어가지 못했다.
대학가 주변에 쉐어 하우스의 방한칸을 겨우 구해 호주 학생들과 몇 달을 한집에 살면서 영어를 늘렸다.
1년 뒤에는 직접 렌트를 해서 내가 관리를 하고 난 아주 싼 방에서 살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하우스를 통째로 렌트를 했었다.
방이 5개 있는 방을 렌트해서 모든 나라의 학생을 쉐어생으로 받아서 1년 정도 살았다.
그중 아프리카 학생은 잠시 방학 때 자기네 나라를 다녀오겠다면서 방세을 내지 않고 튀었다.
같은 대학교에 다녔지만 무슨과인지 몰라서 잡지는 못했다. 그 뒤로 아프리카 사람들은 내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 같다. ㅎㅎㅎ
이 아프리카 학생의 한 달 방세를 놓친 것 말고, 호주 학생이 집세를 밀려서 그 애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집세를 받은 경험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영어도 잘 못하는 유학생이 호주학생의 엄마에게 전화룰 해서 너의 아들이 집세를 내지 않고 있다고 알려줘서 얼마나 황당하고 웃겼을까?
결국 난 호주 학생에게 집세가 밀려 미안하다며 집세를 받아냈다.
그렇게 쉐어를 유학생 내내 했고, 집도 돌보고 청소도 하면서 난 작고 싼 방에서 알뜰하게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시드니에 내려와 다시 2인 1실에 잠시 살았는데 너무나 불편했었다.
다시 1인실로 이사를 했고, 일자리를 구하고
돈은 모으고는 내가 집을 렌트를 해서 살았다.
다시 쉐어메이트를 내가 구해서 살았다.
대부분을 아파트생활을 했고, 다양한 쉐어메이트와 함께 살았던 것 같다. 두 명만 빼고 전부 한국인과 살았다. 이유는 김치 냄새를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인이 편했고 한국말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렌트를 하면서 이사는 한 스무 번은 다닌 것 같다.
결국 열심히 돈을 모아서 내 집을 샀고( 엄청난 대출을 해서 말이다), 호주의 비싼 집을 감당하려면 쉐어메이트와 함께 살 수밖에 없었다.
대출이자가 장난이 아니었으니까…
그래도 쉐어가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장점은:
1. 경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
대출을 받아 내는 은행의 이자에 도움이 정말 많이 되어서 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 외롭지 않았다. 한국인만으로 쉐어생을 들여서 한국음식도 같이 해 먹고 한국말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인 쉐어생을 만나기 위해서 역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에 살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3. 좋은 하우스메이트를 만나면 외출도 하고 삶의 경험을 나누기도 하면서 가족처럼 지내기도 했다.
4.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좋은 사람도 만나고, 사기꾼도 만나고, 거짓말쟁이도 허풍쟁이도 만났다.
5. 강아지를 키울 땐 아이가 아프면 적어도 전화를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내 강아지를 발로 찬 어마어마하게 나쁜 사람도 있어서. 나의 우락부락한 친구를 불러 당장 쫓아내 본 적도 있다. ㅠㅠ)
지금은 아주 작은 하우스의 방이 세 개인 곳에 살고 있다.
역에선 10여분이 걸린다.
거의 모든 것이 10여분 거리 안에 다 있다.
바닷가도, 큰 병원도, 시드니 공항도, 쇼핑센터도.
시내는 전철을 타면 20분이 걸린다.
한인들은 많이 안 사는 한적한 동네에 산다.
지금은
우리 집에 노견이 한 마리가 남았고,
얼마 전에 새로운 하우스메이트들이 이사를 왔다.
두 분을 구했는데,
젊은 남녀이다 보니
러브전선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벌써 들긴 하지만
아무튼 오래오래 살다가 이사가 길 바라고 있다.ㅎ
(러브전선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한집에 살면 일어나는 일이라 이건 어쩌면 그들의 운명이기도 하다고 할 수 있다)
작은 방. 천장이 3미터가 넘고 기운이 좋은 방이다.
이방에선 두 명의 신부가 나왔다.
이곳에 살면서 둘 다 애인을 만나 결혼을 했다.
그래서 그녀들은 우리 집이 친정집이라고 한다. 아직도 안부를 묻곤 한다.
이방은 큰방인데 잠을 잘 자고 돈을 모아 나가는 방이다.
18개월 만에 1억을 모아 나간 친구가 있다.
이방에 살던 친구들은 대부분 잠을 잘 자고 일을 열심히 해 돈을 모아서 이사를 갔다.
돈이 모이는 방이다.
참 신기하지만 그러하다.
내가 이쁘게 꾸며놨는데 일주일이 채 안 돼서 20대 남자의 방이 되었다 ㅠㅠ.
(참고로 저 침대는 4천 불을 주고 산 침대이다 ㅎㅎㅎ: 너무 잠이 잘 와서 사용을 포기한 침대, 또 하나의 이유는 너무 높아서 강아지들이 다칠까 봐 포기한 비싼 침대이다. 아무래도 잠을 잘 자니 일도 능률이 올라 돈을 많이 번 것이 아닐까?)
어제 거실을 좀 비우고 쉐어메이트들이 수다를 떨 카페 같은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오전엔 싱그럽고
밤엔 로맨틱하다
안락의자도 하나 있으면 좋을 듯하다.
좀 더 두고 봐야지. 정말 필요한지 아닌지 ㅎ
올드하고 부족한 부엌이지만 잘 사용한다.
튼튼하게 잘 버텨주어서
그저 감사하다.
이곳은 다이닝 구간인데
사실은 내가 주로 나와서 사용하고 있는 공부하는 공간이다.
꽉 차고 조금은 지저분한 곳이라서
나만 사용하고픈 곳?
ㅎㅎ
쉐어 하우스 20년 차인 나.
혼자 살고 싶지는 않냐고?
물론 그러고 싶을 땐 혼자 살기도 했다.
당연히 혼자 살고 싶을 때가 있었고
방을 혼자서 다 사용해 보기도 했다.
지금은,
함께 사는 것이 더 좋다!!!
이렇게 밝고, 행복해하는 하우스메이트가 있어서
좋다.
환하게 웃었지만 개인적인 사진이라서 얼굴은 가리기로 ㅋ

얼마나 감사한가…
짧은 인연이라도 나와 함께 해주니
감사한 맘으로 살아간다.
바람이라면
방이 4 개인곳에서
장기 여행자들을 받아보고 싶다.
한 달 살기 여행자.
석 달 살기 여행자.
이렇게^^
방을 4개짜리 구해서 꼭 해볼 생각이다!!!
그럼 우리 브런치 팬들도 예약하고 오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