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1인가구의 토요일

늦잠을 자고 늦점을 먹고 늑장을 부리는 하루

by 구월애

오늘은 쉬는 날

그리고 토요일

푹 잤다.

아주 푸욱!

집안에 함께 사는 친구들은 다 외출을 했다.


조용하고

고요하고 내 집과 나와 아가만 있어서 행복했다.

아니 기뻤다고 해야 할까?

나와 내 아가만 있는 고요하고 오전의 향이 가득한 집분위기가 평온함을 줬다.

물론 하우스메이트들이 주는 기쁨과 고마움이 있다.

하지만 가끔은 혼자이고도 싶은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혼자인게 조금은 짜릿하다.


커피 한잔을 마시고

아가랑 산책을 갔다( 참고로 아가는 9살이다 ㅎㅎ)

꼬질꼬질한 나와 더 꼬질꼬질한 우리 딸이랑

산책을 나와도

아무도 우리를 관심에 두지 않으니 행복하고 이쁘기만 하다 ㅎㅎㅎ

이게 서울이 아닌 곳에서 사는 또하나의 장점.

남눈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니까…

완전 이쁜 우리 아가.

혼자된것이 마음이 엄청짠하다.

나도 슬픔을 심장에 담고 사는데

이아이도 평생을 언니와 살다가 반쪽이 하늘로 갔으니 슬픔이 나보다 더 한가득일텐데 날보면 저리 웃어준다.

행복하면서도 슬프다.

그러면서도 난 착각을 한다.

아이가 웃어서 행복하다고.

아니 웃게 해주고 싶고 진심으로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서 자주 산책을 나가고 함께 있어주면서 외출을 자제한다.

아가와 나는 더 단단해 지고 힐링이 필요하니까.


나와 아가를 위해서 슈퍼를 다녀왔다.

늦점을 만들어 먹었다.

콩나물과 파가 들어간 쌀 누들 ㅋ

쌀 누들 정말 쫄깃하고 맛있다.

늦점을 먹고,

유튜브를 봤다.

이탈리아는 행복보다는 기쁨을 추구하는 것 같다는

인문학유튜버, 조승연의 설명을 들으면서

아!

행복을 추구하기보다는

기쁨을 찾고, 기쁨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기쁜일을 만들어 내고 행동하고 진행하면서 사는 일. 예를 들어 파티?

중년이 되고는 고요한 삶을 사는 편인데

30대 처럼 파티를 열고 나서지는 않는다.

고요한 행복, 고요한 기쁨이 뭔지 아니까.

책속에서 느끼는 고요한 기쁨

아이와 둘이서 침대속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소소한 행복

나한테는 이런게 행복이다.


이런 작은 행복들이 기쁨들이 채워져야

빵빵한 마음을 가지고

다시 일어나서 일을 가고

힘을 내니까.

혼자사는 나는 내가 나를 스스로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

누구도 나를 그리 해주지 않는 걸 아니까.

내가 나를 챙기는 일!

가장 멋지고 용기 있는 일이다.

그전엔 너무 일만 추구하고 남을 위해 오지랍을 떨다가 많이 아팠으니까.


나를 위해 마음을 충족시키고 안정감을 얻는 것이라면 기쁨이든 행복이든 채울 수 있는 것은 모두다 채우면서 가슴 가득히 채우겠다.



오후에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호주에서 요즘 넷플릭스에서 1등 하는 영화여서 궁금했다.

청소를 중년을 넘은 아주머니가

엄청 비싼 디오르 드레스를 사기 위해서

파리로 간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다 보니

유치하다 엄청 ㅎㅎㅎ

스토리가 너무 엉성하지만( 한국드라마나 영화가 스토리가 훨씬 더 잘 짜인 느낌? ㅋ)

뭐 그래도 잘 봤다.

내가 스마일을 지었으면 된거지.


토요일 오후

해가 지기 시작한다.

물을 끓였다.

따스하게 내몸을 녹여주도록 …

따스한 차 한잔과

간식이랑 함께 하는 영화는 더욱 솔솔 하니까…

입과 눈과 오감을 만족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태양이 지고 달이 곧 보이겠다.

벌써 집안이 슬슬 어두워진다.


다음 주부터 휴가이고

오늘은 쉬는 날이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자고 먹고 영화를 봤다.

사실 이게 나한테는 휴가인 거니까.

쉬는 날 공부나 자기계발 관련에 관한 모든 것을 안 하는 것!

노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정말 제대로 쉬는 것!


대신 내일은 오버타임 일을 하러 간다.

엄마에게 드릴 용돈을 벌어올 생각에 기쁘다! ㅋ

(난 내 나이에도 오버타임 하고 돈 버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영화 한 편 봤는데

해가 저버렸다.

곧 저녁을 먹어야 할 시간이 오겠네…



이렇게 토요일 저녁이 온다.

밤의 산책을 나섰다.

우리 부스스 딸내미와 밤의 산책을 나갔다.

호주의 밤하늘은 정말 사진에 담을 만하다.

이렇게 뚜렷이 별이 잘 볼 수 있을까…

이 아름다운 도시에 살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감사하다.

내머리 카락이 빠지지 않고 기침이 없고 많이 아프지 않는 이유가 맑은 공기 때문인 걸

감사할 뿐이다.

조용하고 평온한 밤 9시경의 밤하늘…

우리 부세세 딸은 발이 시렵지는 않을까?

사진을 찍는데 손이 시릴 정도다.

올해 겨울은 생각보다 아주 추울 것 같다.

집에 들어가면 월동 준비를 해야겠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 발을 닦이고 난방텐트를 쳤다.

오늘은 따스하게 잠들고 내일 아침 춥지 않게 깰 수 있겠구나 ㅋ

따스한 겨울을 나보자ㅎㅎㅎ

힘내고 따스하게 나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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