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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월애 Oct 03. 2023

누군가와 함께한 명상

생일을 기념한 명상, 축복받은 하루

오늘이 내 생일이다.

사람들에겐 말하지 않지만 난 음력으로 생일을 치른다.

서양 친구들은 내음력 생일이 어렵다고 지네 맘대로 양력으로 생일을 치러 주겠다고 했다.

자기네는 음력생일을 매해 찾을 수 없다고 말하곤 양력으로 생일을 지내기 시작했다.

내 허락도 없이 말이다.

생일을 자기네들이 서양날짜로 정해서 축하해 주는

무례함도 나는 용서해 주었다.

굳이 축하해 준다는데 그냥 받으면 돼지.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난

난 음력으로 혼자 지낸다.

난 음력이 달이 도는 날짜로 더 정확하다고 믿으니까. 가족도 음력 생일날에 전화를 해준다.


내 생일날,

독서모임 멤버 중에 한 분이  

이번주 토요일엔 바닷가에서 명상을 또 안 하느냐고 묻길래 그러자 하고 대답했다.

사람들이 굳이 내음력 생일을 알필요는 없으므로

 내 생일 아침에 바닷가 앞에서 명상을 하는 것이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일 것 같아 흔쾌히 대답했다.


난 약속을 잡고 오늘 아침에

우리 동네 바닷가 약속장소로 내려갔다.

200년 전에 캡틴 쿡 선장이 처음 발견 한 호주 땅을

기념해 놓은 그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다.

새로운 만남을 가지는 이들에게 이곳은 특별해 질 수 있는 처음 만나는 장소이니까…

저번주엔 아무도 안 왔지만 이번주엔 한 명이 온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녀는 왔다. 머리 꽁지만 보이게 사진을 올렸다. 초상권이 있어서. ㅎ


오늘은 안개가 자욱했다.

해는 비추지도 않았다.

약속시간은 6시인데, 10분이 지나도록 연락도 오지 않고 장소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혹시 못 일어나신 거라면 안 오셔도 괜찮다고.

안개가 너무 끼어서 시야가 그리 좋지 못하다고…

6:10분이 지나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1-2분이 지나자 전화가  왔다.

이제 막 파킹을 했으니 곧 가겠노라고.!

저 멀리서 보니 이것저것 꺼내시는 동양인이 보였다

온라인모임 때  뵌 분 같았다.


반갑게 다가가서 집에서 인사를 하고 따온 유기농 레몬을 얼른 차에 넣어드리고, 어떻게 드실지도 배운 대로 설명을 간단히 해드렸다.

우리는 일단 걸었다.

좀 더 조용한 바닷가로 걸어와서

인적이 드문 자리에

돗자리를 깔고

같이 앉았다.


숨쉬기 명상을 가르쳐드리고

가부좌로 앉아

숨을 같이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내가 배운 호흡법 1:4:2 ratio로 호흡을 시도해 보고

조용히 호흡법을 함께 하고

명상을 함께 했다.

가이드해드리면서 명상에 들어 갔고

명상을 하는 중에 눈물을 흘리시는 듯했다.

let it go…

눈물은 좋은 것이다.

아픈 것, 부정적인 것, 슬픔의 감정을 씻어내는 과정에 나오는 곳이 아름다운 눈물이니까…

물론 너무 기뻐서 내오는 감정의 소산이기도 하다.

가이드를 하면서 첫 번째 명상을 마치고

심호흡을 천천히 하고

두번째 명상에 들어 갔다.

두 번째 명상은 calm 앱을 사용해 두 명이

바디 스캔명상을 했다.

내 몸을 조금 깊이 알아가는 과정

내몸 구석구석을 느끼는 명상을 통해

나를 좀 더 알아 차림을 하고자 했다.

 우리는 명상의 전문가가 아니지만

내가 배운대로 천천히 그녀와 명상을 나누었다.

그녀는 정말 잘 따라와 주셨다.


명상이 끝난 뒤

차분하게 앉아서 잔잔한 바닷가를 보며

내가 준비해 간 메밀차를 나누어 마셨다.

명상에 대해 잠시 내가 배운 것을 공유해 드리고

차를 천천히 마셨다.

게회가 된다면 좋은 차를 대접해 드리고 싶다.

하늘을 보니 태양이 구름속에서 비추기 시작했다.

안개와 구름을 뚫고 해가 나오기 시작했다.

태양이 떠오르면서 구름 속에 밝은 태양이 우리를 비치기 시작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자연이 주는 태양을 선물을  생일 선물로 가득 받았다.

무한하게 감사하면서 또 무한하게 받아들였다.

나에게 내가 주는 자연의 선물로

우주가 주는 이 아름다운 태양의 에너지를 …

이렇게 이른 아침에 떠오르는 태양의 에너지를 선물로 받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이 아름다운 축복의 경험을 내가 아끼는 북모임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

내가 좋은 하는 분들과 함께 또 나누고 싶었다.

우리는 어씽을 하며 맨발로 바닷가를 걸었다.

촉촉하고 단단한 모래 위를 걸으면서 Earthing 하며 자연과 가까워지고 싶었다.

우리도 이지구의 자연의 일부이니까

길어야 한 100년정도 살고 가는 자연이니까….


그리고 바닷가 앞 카페로 와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조금의 수다와 바닷가를 바라보면서

시간을 가졌다.


나는 함께 하는 시간을 마치고 그녀와 헤어져 돌아왔고, 오랜만에 남편과 아이들을 휴가를 보내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그녀는 일기도 쓰고 자기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누구나 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존중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난 집으로 돌아와 엄마를 기다리는 우리 아이와

다시 산책을 가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평범하지만

축복받았다고 믿으면 특별해진다.


따스하고 공기 좋은 남쪽나라에 살고

즐겁게 일할 직장이 있고

건강하고

외롭지도 않고 충만하다.

아이도 건강하고

잘 먹고 잘 자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쉴 내오래된 집도 있고,

예의 바른 하우스메이트가 있고,

차가 있고,

충분히 입을 옷들과, 책들과, 필기구와 노트들

그리고 꽉 찬 음식들이 찬장을 가득가득 채우고 있다.

난 얼마나 부자인가

숨 쉴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매일매일 선물 받은 하루를

지금을 행복하게 잘 살아 내는 것

그렇게 하루하루 살면

되는 것이다.

매일매일을 소중하게

Stay Humble, Stay Foolish 하면서

(스티브잡스의 말)


“Your time is limited, so don’t waste it living

someone else’s life. Don’t let the noise of

others’ opinions drown out your own

inner voice.

And most important, have the courage to

follow your heart and intuition.

“hungry. Stay foolish.”

                          -Steve J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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