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왔나부다
가만히 중독처럼 주얼리를 만들다가
내가 두 달 동안 지치지도 않고 왜 이걸 만들고 있나…
의문이 들었다.
난 왜 이걸 병적으로 만들고 있을까.
만들어도 만들어도,
다 가질 수 없을 만큼 만들어도 성에 차지 않는
내 욕망을 채워 줄 수 있을까…
아니 왜 내 욕망을 채우고 싶은 걸까…
내가 뭐가 부족한 걸까…
가만히
아주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맘이 부족한 거였다.
아니 내 맘이 어쩌면 외로웠는데
내가 자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사람은 나누어주는 것이 받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베풀어주는 것이 맘이 풍족해서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반대로 베풂을 받고 싶어서 이기도 하다.
아니기도 하지만…
나 자신에게 물어봤다.
너 왜 이렇게 반복적인 일을 하고 있니…
퇴근만 하면 말야…
이런 패턴의 행동을 난 몇 년 전에 2년을 계속해서
해본 적이 있다.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면서 모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그땐 무엇인가를 잊는 방법이었던 것 같다.
이번엔 무엇을 잊고 싶은 것도 아니고,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아니고 해내야 하는 공부도 있는데 퇴근하면 이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지럽게 널브러진 장비들을 들여다보다가
사진을 찍었다.
곧 이 미친 중독 같은 취미 생활을 멈출 것 같아서
이미 과거가 돼버릴 지금 이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 같다.
드라마는 그냥 틀어놔야 맘이 편하다.
한국말이 나오고 한국사람 얼굴이 나오니까…
멈추어서 가만히 내가 앉아 있는 자리에서
내 테이블 위를 보니
내가 외로웠던 걸까…
생각하게 됐고
그런 것도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난 드릅게 외로운가부다.
12월이 왔고
가족과 함께 하는 달이라고 생각하는 호주에서 사는
나로선 외로움이 밀려온다.
혼자인 게 외롭지는 않지만
한국의 가족과 떨어져 사는 나로선
가까워질 기회가 없는 게 속이 상한다.
호주에 오래 사는 만큼
가족과 멀어지는 것은
가장 슬픈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혼자된 10살 된 우리 강아지를 가슴 아프게 기다리게 하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도 가슴이 쓰리다.
난 우리 막내를 보내면 그냥 혼자 살 생각이다.
이젠 주얼리 스톤을 만드는 취미는 이만 하면 되지 않을까…?
(요즘 내경제가 타격이 너무 컸다. 그냥 전부 기부를 했다고 맘먹어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