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에 대한 위대한 역설
외국에 살면서 거의 매일을 한국드라마를 보고
영화도 찾아서 보고 한지 3년이 된 것 같다.
이유는 코비드 때문이었지만 3년 내리 거의 매일
한국 드라마를 보다 보니까
나도 남들과 같은 한국 아줌마처럼 되었다.
얏호!
남들처럼 나도
드라마를 보면서
나를 위로하고
울고 웃고
박장대소도 하고
기다림에 설레이고
잘생긴 배우를 보면서
입이 떡 벌어지고
이런 일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소한 일상을 선물하는지 늦게서야 깨달았다.
드라마를 시리즈로 3년 동안 보니까
월화 드라마, 수목드라마, 그리고 주말 드라마를 기다리면서 퇴근하면서 보고 싶은 드라마가 올라왔을지 궁금해하면서 페달을 밟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오늘은 넷플에 ‘눈물의 여왕’이 올라오는 날이니까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눈물의 여왕을
집에 가면서 핸드폰으로 볼지,
아님 우아하게 매운 라면을 먹으면서 맘편안하게
커다란 화면으로 고화질 TV를 볼지,
고민하면서 운전하고 집에 왔다.
요런 고민이 얼마나 솔솔하고 달콤한지, 나도 이렇게 살 수 있구나. 내가 경험하는 시간의 사치!
난 이사치의 시간중 후자를 선택했다.
맘편안하게 퇴근해서 옷을 갈아입고 나서,
우리 아가를 맘껏 안아주고,
라면을 하나 끓여서, 식탁에 앉아 엉덩이를 펑퍼짐하게 자리를 잡고,
내가 직접담든 김치를 듬뿍 담아
우걱우걱 먹으면서
흐뭇하게 집중하면서 드라마를 보고 있다.
이게 하루 일과를 끝내고 와서 내가 부리는 사치이다. 그전엔 써바이벌 하느라 공부를 하거나 일만 하면서 살아서 이런 시간을 가질 마음의 여유는 없었다. 그전의 나에 비하면 호강이다.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내가 살지 못했던 인생을 화면으로 보면서
가상으로 살아보기도 하고,
내가 가보지 못했던 곳도 가슴속에서 상상할 수 있어 가끔은 가슴이 설렌다.
타국에서 이만한 감정을 나누는 친구가 있을까?
나를 웃고 울게 만드는 고마운 친구, 한국 드라마.
덜외롭게 하고 심지어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사랑스런 바보상자속의 한국 드라마!
바보가 되는게 뼈속까지 외로운 것보다,
다버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보다
훨 낫다.
날 위로하고 이곳에서 잘 살아내게 하니까…
나를 위로해준 많은 드라마들에게 감사를 하고 싶다
노희경 작가와
박해영 작가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ㅎ
아는 아직도 유학온 나이 20대 초반에서 멈추어서, 정신 미숙아로 살고 있으니까…
드라마 정주행은 타향살이로 나의 정신적 미숙함을 가득 채워주고도 남았다.
“응답하라 1988”에서 나오는 서울의 생활에서 나는 멈추었었다.
“슬의생” 이 내일 같아서 보는 동안 그냥 제삼자로 빙의해서 지냈고,
“별에서 온 그대” 를 보면서 나를 사랑해 줄 멋진 그대를 생각했으며,
“도깨비” 를 보면서 김신의 대사가 나를 위한 것 같고,
“사랑의 불시착” 을 보면서 여자주인공에 빙의되고,
“태양의 후예” 를 보면서는 그냥 주인공이 아니어도 되니 그냥 남녀주인공에 빠져 눈동자가 고정이 됬었다.
그렇게 못다한 사랑의 시간을 채웠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를 보면서 김밥을 몇번이나 만들어 먹고,
“커피 한잔 할까요?” 는 인디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정말 고소하게 보았고,
“이태원 클래스” 는 이태원에 있고 싶을정도였고,
“일타 스캔들” 은 전도연이 주인공이라서 너무 좋았고,
“슈룹“ 은 난 김혜수 팬이니까, 김혜수의 입술모양까지 숨막히게 기다리면서 봤다.
“작은 아씨들” 은 김고은을 보느라,
“무브투 헤븐” 은 스토리가 너무 멋져서
*유열의 음악앨범“ 도 김고은의 대사때문에 몇번을 봤다. 여자의 사랑을 이해 했다.
*청춘기록“ 파릇한 젊은 영화이고 박보검이 나온다.
푸릇해지고 싶었다.
“서른아홉은” 은 모든주인공들을 사랑했다.
나도 서른 아홉으로 멋지게 돌아 간듯 했으니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는 스토리도, 배경도 이쁜 사랑이야기이니까 봐줘야지…
“사랑의 이해” 는 남자의 사랑이 저럴 수 있구나 이해 한 드라마
사랑을 좀 더 이해해 갔다.
“낭만닥터 김사부” 의학드라마는 언제나 재미있다.
한석규가 나오는 영화는 언제나 썸업이다.
“미생” 은 명작이니까…
“슬기로운 감방생활” 너무 재미 있으니까 봐야한다고 추천받아서,
“우리들의 블루스” 명배우들이 나오니까…
“나의 아저씨” 로 작가 박해영을 알게 됐다.
명작이니까 인생드라마 중 하나이니까…
*나의 해방일지 는 내가 아끼고 아끼는 인생드라마!내 브런치에 글로 적어 놓은 드라마이니 더이상 할말이 없다.
*디어마이프랜드“ 는 많이 운 드라마다.
난 고현정을 사랑한다.
다른 이유가 없다.
*남자친구“ 이드라마를 보면서 이국적이고 아름다은 배경에 흠뻑빠져서 나도 모르게 20대로 돌아 갔다. 영화를 드라마처럼 보는 듯 했다.
너무 아름다운 드라마다.
이외에도 아주 많다.
인생 총량의 법칙이 맞나? 할정도로 3년동안
내가 보지 않고 살았던 드라마를 몰아 보면서 남들 보는 만큼 나도 채웠다.
가장 기억나는 드라마를은 별 표시를 해두었다.
커다란 상자안의 또다른 세상, 또다른 인생
사랑은 드라마로 대신해도 좋다.
정치와 인생은 드라마로 배웠다.
그리고 향수병이 사라졌다.
누가 드라마를 바보상자라고
막말을 하는가?
위대한 예술인데…
요즘 나는 우아해지고 지랄 총량의 법칙을 꽉 채워서,
심지어는 위대한 예술을 BGM으로 쓰며 살고 있다.
정겨운 모국어 이니까
이 BGM이 향수병에는 튼튼한 보호막이니까.
이런 소소한 습관을 매일 하다 보니
때가 되면 생기는 향수병과 외롬병이 치유가 됐다.
신기해 정말!!!
드라마가
소설보다 위대한 것 같다.
책 읽는 것보다
더 재미가 있는 건 인정!
위로받고
엔돌핀 생기고
시간 킬러고
바보상자가 주는 장점이 참 많다.
가끔은 바보상자와 울고 웃고, 사는 그런 멈춤의 삶, 또는 슬로우의 삶이 필요하다.
난 전차로만 살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