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뭐든 시절인연이 아닐까…
가끔 관계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
반가운 사람들도 잊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더러 있다.
me me me를 이야기하면서 본인과 헤어질 수 없는 관계라고 우기는
그들의 마음을 읽어보면
평소엔 관심도 없고 연락도 안 하면서 자신을 더 사랑해 달라고 하는 이기적인 사람일 뿐,
본인이 사랑을 받았던 그 시간을 추억하고
그리워하면서 그때의 그 사랑이 보고 싶다고
연락하는 사람들의 톡이나 문자는
안타까움을 지어낸다.
과거의 행복은 과거에 두고 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이니까.
난 더 이상
그런 사람들에게 내 줄 시간이 없다.
나만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니까…
내가 충분히 나누어 주었다고 생각하는 관계엔
절대 후회를 하지 않고 정리를 한다.
내게 ‘좋은 게 좋은 거’란 끈을 어이 가는 걸치는 관계는 없다.
내가 생각할 때 내가 충분히 더 주었으면
그것으로 된 거라고 믿는다.
책을 읽다가 줄을 그었다.
자기 사랑(- 로렌스 크레인 p272)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신 안에 있는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사랑을 계속 쫒는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 내 안에서 사랑을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막무가내로 사랑을 달라고
자기감정만 호소하는 사람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사랑의 갈구에 끌려다니는 사람들도 꽤 많다.
책에선 이런 관계들 때문에 이혼율이 높다고 한다.
끌려다니는 관계는 언젠가는 삐그덕 거릴 테니까
타국에 살면서
끌려가지도 않고
관종으로 살고 싶지 않다 보니
나는 더욱더 개인주의자가 되었고
E에서 I로 변해가고
친구도 별로 없고
서로의 비밀을 터놓고 사는 이가 없다.
이곳에서의 20년 우정도,
20년은 넘은 동료애도,
사랑이라 믿었던 것들도
결국엔 변하는 경험을 하고 상처를 받으면서
그냥 나는 입을 꾹 닫고 조용히 산다.
그게 시절인연이었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깨닫고 말이다.
지금은 퇴직하신 엄마 같은 할머니 매니저와
나를 뽑아준 내 전 매니저를 해마다 만나는 것으로
만족한다.
25년을 직장에서 나를 지켜본 그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신뢰와
그들이 오랫동안 나를 지켜본 믿음으로 충분하다고 나는 믿으니까.
그들이 나를 뼛속까지 다 알지 않아도
그들은 날 지켜본 만큼 알고 있을 테고,
진심을 보여주고
마음을 내어주는 그 마음을 받아보면
자연스레 왕래를 하게 되는 것 같다.
별로 서로에게 바라는 것 없이 반가운 마음만으로 말이다.
이것도 시절인연이 닿는 날까지 일 테니
욕심도 내려놓았다.
그 외에도 감사한 몇 분이 있다.
내가 힘들고 아프고 힘들었을 때
날 찾아와 위로해 줌을 감사하고
그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이 커다란 땅덩이에서
맘 둘 곳 없는 내게
꽃을 사들고 찾아갈 분이 있다는 게 감사하고
그저 내 얼굴만 봐도 반가워할 분이 두 명이면 충분하지 않나.
몇 달에 ‘언니 잘 지내고 있어? ’하고 안부전화를 하는 다정한 친구 같은 동생이 있고,
시드니에 올 때마다 사 오지 말래도 선물을 사 오는 간호사 후배도 있고
이 정도면 충분히 부자가 아닌가?
지금 내기 만나고 있는 사람들 중에 시절인연이 아닐 사람들이 있을까…
18년 동안 동고 동락한 나의 반려견들도 시절인연이 되어 버렸는데 말이다…
나는
그냥 가볍게 살다가 가고 싶다.
그냥 나를 더 많이 아끼면서
못다 한 사랑을 가족에게 더 많이 주고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은 시간들을
가족에게 잘하고
스스로에게 잘하며 살다 보면
눈감을 때
‘이젠 됐다’ 하고 느끼지 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