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없이 살아가는 삶

고개를 돌리고

by 구월애

반려견들이 있는 삶과 반려견들이 없는 삶은

겉보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거 같지만

밤이 되면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밤에 내 옆에 있는 또 하나의 베개 위에서 자야 할 아이가 없는 건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다

공허하고

심장이 없어진 지 몇 달.

멍든 마음이 잠이 들 때까지 베개를 한 없이 쳐다보다가 잠을 청한다.

이 녀석이 이렇게 자야 하는데

아이는 없고 초록베개만 남았다.


언제부턴가 현실을 왜면 하기 위해서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고 잔다.


시간이 정말 무섭게 지나간다.

5개월이 지나가고 있고

아이의 영혼이 어딜 가버린 건지

요즘은 꿈에도 안 나오고

있는 티도 안 낸다.

내가 내 주위를 맴돌지 말고 떠나라고 그래서 나버다 더 좋은 주인을 만나기 위해 다시 태어나라고 기도해 주었는데

정말 갔을까…

너무 조용해서

내 집이 싫을 정도다


내 집 안에는

우리 아이들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하우스메이트들이 살고 있고

가슴이 도려진 나도

아무렇지 않은 듯 잘 사는 척하고 있다.


집 밖을 나가면 나는 멀쩡하다

일도 잘하고

사람도 곧 잘 만나고

어머니에게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잘 다녀왔다.

내맘을 알아보는 동물이 우리 엄마 강아지 봄이였다.그아이는 내눈을 보고 알아차렸는지도 모른다.


다시 시드니로 돌아와

퇴근후

문을 열었을 때

그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그 순간부터

도려내진 심장에 찬 바람이 불고 그늘이 가려진다.

아무도 없이 거실 어딘가에 불만 켜져 있는 조용한 집…

심장이 없는 내모습을 보는 듯하다.

텅바고 온기 하나 없는

이젠 아이들 냄새대신 오래된 집냄새만 나는 곳


내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이곳에

용기내어 발을 닫고

내 집에 들어와 불을 켜고

말 한마디 없이 도시락을 씻고

샤워를 하고

방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가

내 방에 들어와 잠을 청한다.

아이가 누워 자던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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