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게 당연한 거지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을 보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헤어지는 건 나이가 상관이 없나 보다
나와 상관없는 드라마인데
헤어지는 장면에서
왜 내가 눈물이 나지?
난 요즘 누구와 헤어졌는가….
무한히 나만 사랑하던 아이들을 다 떠나보냈다.
벌써 5개월이 지나고 있다
내 집안 어느 구석에도 이젠 냄새도 나지 않으니까…
시간이 흘렀다. 너무 무심하게
마음이 허했는지 저녁에 드라마를 보면서 과일도 많이 먹고 밤도 삶아서 우걱우걱 많이 먹었다.
공허하고 쓸쓸하면 허기가 진다.
아무리 먹어도 마음은 채워지지 않는데
몇 접시를 먹어대니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파왔다
슬픈 가을을 잊겠다고 통째로 입속에 마구 넣은 탓이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단 한 번도 산책을 한 적이 없다.
아이들이 생각날까 봐…
우리 동네 골목을 일부러 산책을 하지 않았다.
오늘은 소화불량 때문에 집을 나섰다.
음악을 들으면서 무작정 씩씩하게 걸었다.
한 바퀴를 돌고
두 바퀴를 돌고
세 바퀴를 돌다 보니
소화불량은 사라지고 있었는데,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내 기억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이 길들은 습관적으로 나와 아이들이 항상 걸었던 곳이라는 걸.
네 번째 바퀴를 돌았을 때는 아이들이 보고 싶어서 서서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아이들이 걸으면서 나를 쳐다보는 모습이 나 즐겁게 킁킁 거리며 다니던 그 모습이 떠올랐는데
아이들을 잡고 있는 줄도 아이들도 사라져 벌린걸
내 기억이 알아채버렸건 거다.
아이들이 없어 내 아이들이
내속의 어른아이가 말한다.
우리 사랑하던 아가
엄마를 그렇게 사랑하던 아가
서로 아껴주며 밤 산책을 했던 모든 모습들이…
난 어쩜 평생 펫로스 증후군을 앓을지도 모르겠다.
산책하고 돌아와 앞마당에 앉아 쉬던 모습들도
아팠던 아이와 마당에서 한 곳을 쳐다보던 추억들도
펫로스 증후군이 없어지는 게 이상한 거 아닐까….
반려견이 없어진 삶이 얼마나 공허한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르는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거리가
얼마나 공허한 지…
떠나보내지 않은 사람은 모르는 …
아무도 없는 텅 빈 거리가
아득한 슬픔이 계속 쌓여서
무게를 못 이기고 터져버린 가슴 같다.
아무 때나 눈물이 흘러도 좋으니
아이들이 내 기억에 꼭 남아 있기를
다음 생엔
나의 이쁜 사람딸로 꼭 와주어서 사랑을 많이 받기를 기원해 본다
우리 마리, 두리, 그리고 소리
’ 난 너희가 없었으면 이곳에서 살지 못했어….
너희 만큼 나를 사랑해 주는 것은 아무도 없어
이지구에…
그러니까 슬픈 게 당연한 거지…‘
https://youtu.be/IhOfTJkBKa0?si=4khReH5sqaEPmuu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