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버리고?
올해 들어 몇 달을 매주 토요일에 집을 보러 다녔는데 벌써 8월 말!
올초에 그 집이 기회인 줄 모르고 놓친 나는 다시는 그만한 가격에 그만한 집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체감상 시드니의 집은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중이라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다.
싱글인컴이고 중년인 내가
1. 다시 대출을 당겨서
뒷마당에 집을 지을 수 있는 집을 찾아다녔건만
역 근처엔 없다 없어. 집은 무조건 역세권이니 돈 많은 중국인들이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이길 수가 없다.
2.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나머지 대출을 갚아내 버리고 월급을 받으면서 아주 평범한 월급쟁이로 쓸 만큼 쓰면서 그냥 행복하게 산다.
3.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서 공부 열심히 하면서 투자하면서 살아간다.
투자는 적당이 하고 행복하게 산다. 아. 주. 아. 주.
행. 복. 하. 게.
처음엔 1번으로 정하고 올해 도전하면서
매주토요일을 사용했는데
난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이 시간을 투자한 만큼 벌어냈는가…. 생각해 보면
투자대비에 비해 내가 얻은 경험의 가치는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았다.
중간에 레노 해서 팔겠다고 내 집을 좀 치는 바람에 벌어서 모은 만큼을 전부 썼지만 집이 이쁘게 고쳐져서 그냥 새로워진 집에서 이사한 것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갈까?
비슷한 나이의 지인들이 다들 한마디 한다.
우리는 앞으로 딱 10년 아름다울 나이만 남았다고.
그걸 또다시 무거운 대출을 갚아내겠다고 애써 일하면서 노예처럼 살아갈 거냐고 여태 호주 생활의 전부를 공부하느라 돈 쓰고 대출 갚느라 허리가 휘고 목이 부러져도 일하고 살아왔으면서 말이다.
맞다.
여태 대출을 갚으며
아픈 아이들 보삭피며 살아온
과거의 습관적이던 월급쟁이 인생 그만 보내고
집 늘려서 노후준비 하는 거
깔. 끔. 히. 포기하고
첫째, 가고 싶었던 곳 열심히 가고
둘째, 가족 자주 만나러 한국 가고
셋째, 사랑 많이 주는 사람 만나 연애하면서 살자.
나를 많이 사랑해 주는 이 말이 중요하다.
나를 많이 사랑해 주고 존중하는
앞으로 10년 동안 이세가지만 잘하고 살아도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업그레이드 집은 그냥 포기해.
포. 기.
중년 월급쟁이 싱글은 그냥 3번 하고 사는 거야.
이게 나의 최선이야
나의 최선! 월급쟁이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최선!
8개월이 지나면서
1번만이 답일까? 고민이 들었다.
절망스럽고 열심히 살았는데도 좌절감이 왔으니까.
3번은 가능할까?
세금으로 낼 돈으로 차라리 차분히 공부해서 투자를 하고 새로 고쳐진 이쁜 집에서 당분간 살아가면 어떨까?
가능하지 않을까!